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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미국을 한눈에 보는 100가지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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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가 등장했다. 1984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 이야기다. 1940년생의 92%, 1970년생의 61%가 30세 기준 부모보다 많은 수입을 벌었던 데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이 힘을 잃으며 청년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 중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표류하는 세계>는 100가지 통계를 활용해 미국의 위기를 진단한다. 미국의 현재 상황을 요약하면 내우외환이다. 내부적으로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분열로 시끄럽다. 외적으론 중국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미국 중심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저자는 세계적 경영학자인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다. 그는 미국 중산층을 ‘밸러스트’에 비유한다. 밸러스트는 선박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선체 바닥에 싣는 중량물이다. 중산층이 붕괴하며 미국이란 거대한 함선이 표류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소수가 부를 독식하는 상황에서 미국 사회의 갈등이 커졌다고 본다. 정부의 ‘부자 감세’ 등 정책이 양극화 문제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땀 흘린 노동의 가치보다 물려받은 자본이 중요해진 상황. 저자는 사람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경고한다. 그는 “주주가치라는 교회에서 주가 상승이 유일한 신”이며 “아메리칸드림은 없고 몇몇 천재들의 성공 신화만 남았다”고 표현한다.

“무자비한 자본주의 시장 질서와 탄탄한 중산층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저자는 표류하는 미국을 제 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중산층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 리스크를 감수한 혁신, 다양성 회복, 사회 안전망 강화와 부패 척결 등 대안을 나열한다.

통계를 바탕으로 제시한 ‘맞춤 해석’이 흥미롭다. 평소 팩트와 데이터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구체적 대책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제시한 해결책들이 원론적이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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