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나홀로 푹 꺼졌던 와이지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올해 들어서는 엔터주 중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도 "화려한 상반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앞다퉈 눈높이를 높이는 추세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7분 기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전일 대비 1000원(1.73%) 오른 5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전일에도 주가는 전장 대비 2.12% 오른 5만7800원에 장을 끝냈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살펴보면 올해 들어 와이지엔터는 큰 부침 없이 우상향해 32% 가까이 올랐다. 에스엠(27.77%)과 하이브(18.16%), JYP엔터테인먼트(14.9%) 등 같은 기간 엔터기업들의 오름폭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앞서 주가는 작년 하반기 기존 6만원대에서 가파르게 고꾸라지며 연중 최저가(3만9450원)를 찍기도 했다. 신인 그룹 데뷔가 감감무소식인 데다, 신인 축에 드는 트레저의 앨범도 작년 역성장을 보인 영향이다. 하지만 주가는 올 초 이후의 강세로, 작년 하반기 하락세가 시작되기 직전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올해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작년 11월 안팎으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 14개가 쏟아지며 혹평 일변도였지만, 올해는 리포트 한 개를 제외한 12개가 목표가 상향 리포트를 냈다. 올해 제시된 목표가 최저는 6만원, 최고는 8만원이다. 아직 최대 38%(전일 종가 기준)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와이지엔터에 모멘텀(상승동력)이 풍부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인기 그룹부터 신인 그룹까지 소속 아티스트들의 왕성한 활동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작년 다른 엔터주 대비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점도 주가 강세론에 힘을 싣는다.
인기가 정점을 달리고 있는 블랙핑크는 7월 파리 앵콜콘 이외에도 추가 투어 발표가 예상되며, 최근 솔로로 나온 지수가 앨범판매가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빅뱅의 지드래곤도 연중 컴백을 예고한 상황이다. 트레저도 일본 돔공연을 비롯해 일본·아시아 투어로 해외 공연을 늘려갈 예정이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도 호재다. 중국 문화당국은 지난달 20일부터 '상업공연 접수 및 승인'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본토에서 큰 팬덤을 보유한 지드래곤의 활약과 블랙핑크의 중국 본토 진출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일찍이 유튜브 채널 등으로 얼굴을 알려 주목받고 있는 '베이비몬스터'의 데뷔가 임박한 점이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인다. 유튜브 채널 분석 사이트인 블링에 따르면, 공식 유튜브 채널 두 달만인 현재 구독자수는 162만명, 영상별 평균 조회수가 510만회에 이른다. 누적 채널 조회수는 1억3000만회로 대부분의 4세대 걸그룹들의 데뷔 초기 유튜브 지표를 웃돌고 있다. 베이비몬스터는 올 2분기 내 선공개곡과 함께 첫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예정된 실물 앨범에서 최소 4세대 대형 기획사 신인 걸그룹 수준의 성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하이브의 뉴진스처럼 글로벌 흥행까지 성공한다면 멀티플(배수)을 자극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면 엔터주 중 와이지엔터의 흐름이 가장 기대된다"며 "그간 다른 회사들 대비 주가가 부진했어서 신규 매수자 입장에서 부담도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수 시 주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와이지엔터처럼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기업은 모멘텀 부재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블랙핑크를 두고 정점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다른 그룹들을 봐도 와이지엔터는 경쟁사들 대비 신인과 기존 그룹 모멘텀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라인업이 약하단 것은 소수 그룹 의존도가 높고 새로운 모멘텀이 많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때문에 엔터주 투자자들은 베이비몬스터와 같은 모멘텀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매수 여부와 투자기간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