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헤드’는 잊어달라.”(이지은 코오롱FnC 헤드사업부 상무)
2020년부터 생산·판매를 중단하고 재정비 작업에 들어갔던 코오롱FnC의 스포츠 브랜드 헤드가 3년 만에 돌아왔다. 브랜드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테니스와 스키 부문에 집중할 계획이다. 의류에 주력했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라켓·공·스키플레이트 등까지 모두 제작하는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제2의 도약을 이끌어 내겠다는 게 헤드의 목표다.
코오롱FnC는 재정비를 마친 헤드를 5일 새롭게 론칭했다. 과거와 가장 많이 달라진 건 제작 방식이다. 앞으로 헤드의 모든 제품은 3차원(3D)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 ‘클로’를 통해 디자인된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려는 의도다. 과거엔 실물 샘플 제작 과정을 3~4회 거쳐 제작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렸는데, 3D 솔루션을 활용한 가상 샘플링으로 이를 1~2개월로 단축했다.
유통도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이 상무는 “온라인 채널과 새로운 솔루션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걸 최고의 속도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0년 오스트리아에서 탄생한 헤드는 1981년 코오롱이 처음 들여왔다. 1990년대 인기를 끌었지만, 그 후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재론칭의 계기는 헤드가 2020년부터 재정비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국내에 불어닥친 테니스 열풍이었다. ‘윌슨’ ‘바볼랏’과 함께 3대 테니스 라켓 브랜드로 꼽히는 정통 테니스 브랜드 헤드에 대형 호재였다.
이에 따라 헤드는 이번 봄·여름 시즌에 테니스 웨어와 라켓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헤드의 70년 역사를 보여주는 헤리티지 라인, 기능성을 강조한 어드밴스드 라인, 가장 기본 디자인인 에센셜 라인,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데일리 라인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한다. 가을·겨울에는 스키웨어와 용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헤드는 세계 최초로 알루미늄 스키판을 고안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헤드는 거의 모든 라켓 스포츠 제품을 만든다는 전문성을 내세워 한국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방침이다. 테니스와 비슷한 라켓 스포츠인 패들을 한국에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것도 ‘라켓 강자’란 입지를 활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방이 유리로 된 경기장에서 복식으로 진행되는 패들은 유럽·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중국에까지 인기가 확산했다. 헤드는 패들과 관련한 의류는 물론 라켓, 공도 판매할 예정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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