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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위기에도 과감한…OLED 팀코리아 닻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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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까지 디스플레이산업은 소니 등 일본 기업이 주도했다. 후발주자 삼성은 따라가기 바빴다. 운명은 2000년대 초반 TV용 ‘5세대 LCD(액정표시장치)’ 투자에서 갈렸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일본 기업들은 불황기에 머뭇거렸다. 삼성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이 4일 차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4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과감한 선제 투자’라는 성공 공식을 재현하기 위해서다.
생산능력 연 1000만 장으로 확대
삼성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건설하기로 한 차세대 OLED 패널 생산라인은 8.6세대로 불린다. 유리원판 크기는 가로 2.25m, 세로 2.6m로 현재 주력인 6세대(가로 1.5m, 세로 1.8m)보다 크다. 그만큼 생산량이 증가한다. 2026년 투자가 완료되면 삼성의 태블릿PC용 OLED 패널(대각선 길이 36.3㎝ 기준) 생산능력은 현재(450만 장)의 두 배를 웃도는 연 1000만 장으로 확대된다. 투자가 마무리되는 2026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4%가량에서 20%로 약 다섯 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8.6세대 라인에서 나온 패널은 주로 태블릿PC나 노트북에 장착된다. 삼성전자, 애플 등이 프리미엄 노트북 등의 패널로 LCD 대신 OLED를 채택하면서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40만 장이던 삼성의 태블릿PC용 OLED 패널 출하량은 2027년 2440만 장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과의 OLED 격차 더 벌린다

삼성의 중소형 OLED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한 목적도 강하다. 한국은 17년째 지켜온 디스플레이 세계 1위 자리를 2021년 중국에 내줬다. BOE 등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세계 LCD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OLED 시장에선 아직 힘을 못 쓰고 있다. O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유기물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대규모 투자는 물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 지난해 기준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삼성은 중국 업체와의 OLED 기술력 차이를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초격차로 벌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투자협약식에서 “삼성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첨단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기술 개발 노력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번 8.6세대 OLED 투자로 노트북·태블릿용 OLED 기술 분야에서 또 한 번의 일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산에 디스플레이클러스터 조성
삼성은 소재·부품·장비업체, 대학, 연구기관 등과 ‘팀코리아’를 조직해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OLED산업의 패권을 유지할 계획이다. 충남 아산에는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첨단 산업 생태계를 강화한다.

정부도 삼성디스플레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BOE 등 중국 기업의 성장 배경으로 ‘투자비의 90%’에 달하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줄줄이 투자를 감축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에서 전개하는 투자라는 의미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황정수/박한신/도병욱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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