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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전기차·테슬라봇 꼼꼼히 본 정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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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 역대 1분기 최다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시장에 대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8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배터리 광물·부품 세부지침 시행에 따라 현대차의 GV70 전기차가 세액공제를 못 받게 되지만 다양한 대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 테슬라봇에 큰 관심
정 회장은 4일 국내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2023 서울모빌리티쇼’를 깜짝 방문했다. 정 회장의 서울모빌리티쇼 방문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면바지에 니트 등 편한 차림으로 경기 고양시 킨텍스를 찾아 완성차 부스는 물론 중소 전기차 기업과 로봇 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정 회장은 가장 먼저 KAIST 부스를 찾아 자율주행 플랫폼을 살펴봤다. 이어 KG모빌리티 부스에서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과 만났고, 전시 중인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토레스 EVX’ 등을 관람했다. 곽 회장은 정 회장에게 “곳곳에 떨어진 낙숫물을 줍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BMW, 벤츠 등 수입차 부스를 들른 뒤에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현대모비스 부스를 찾아 전시 상황을 점검했다.

정 회장은 전기 화물차 ‘마스타’ 부스에서 장기봉 마스타자동차 회장과도 얘기를 나눴다. 정 회장은 “배터리는 어느 회사 것을 사용하고 있고 판로는 어떻게 개척했냐”고 물었고, 장 회장은 “삼성SDI 제품을 장착했고,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테슬라 부스에서는 최근 국내 출시된 대형 SUV ‘모델X’와 인간형 로봇 ‘테슬라봇’ 모형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9월 이 로봇을 공개하며 “2만달러 가격으로 3~5년 내 수백만 대를 생산해 인류 문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도 로보틱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로봇 기업 고스트로보틱스 부스를 들렀다. 부스에는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개 ‘스팟’과 비슷하게 생긴 4족 보행 로봇 ‘비전 60’이 있었다. 정 회장은 비전 60이 수심 1m에서도 작동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말했다.
미국 4위 오른 현대차그룹
1시간30분가량 관람을 마친 정 회장은 가장 인상 깊은 전시품을 꼽아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 인상 깊었다. 좋았다”고 답했다. 미국 시장 성적표가 좋다는 말에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고, 최근 나온 IRA 세부지침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지난해 8월부터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IRA가 시행되면서 현지 생산라인이 없었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고전 중이다. 올해 1분기 미국 전기차 판매는 1만4703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줄었다. 현대차(8623대)는 25.0% 증가했지만 기아(6080대)가 31.1% 감소한 영향이 컸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체 판매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싼·스포티지 등 현대차·기아의 SUV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분기 미국에서 전년보다 15.6% 증가한 19만8218대, 기아는 21.8% 늘어난 18만4136대를 팔았다. 양사 합쳐 38만23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성장했다. 현대차, 기아 개별 실적과 합산 실적 모두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량이다.

현대차그룹은 덕분에 1분기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연간 기준 5위였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IRA 대응이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빈난새/배성수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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