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흑인 우주비행사가 처음으로 달 궤도 비행에 나서게 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캐나다우주국(CSA)은 3일(현지시간)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진행되고 있는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 가운데 우주선을 타고 달 궤도를 돌고 오는 2단계 임무를 수행할 우주비행사 4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4명의 우주비행사 중에는 여성인 크리스티나 코크(44)와 흑인인 빅터 글로버(46)가 포함됐다. 달궤도를 비행하는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으로 기록될 코크와 글로버는 각각 '미션 스페셜리스트'(전문가)와 파일럿 역할을 맡게 된다.
두 사람 외에 베테랑 우주비행사 리드 와이즈먼(47)이 팀장으로, 캐나다 우주비행사 제레미 한센(47)이 또다른 미션 스페셜리스트로 뽑혔다.
아르테미스 미션의 첫 여성 우주비행사인 코크는 과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비행 엔지니어로 총 328일간 머물며 여성 우주비행사 최장기 체류 기록을 세웠던 바 있다.
코크는 이날 공개된 NASA의 유튜브 소개 영상에서 "어릴 때 아폴로8에서 찍힌 지구 사진 포스터를 갖고 있었는데, 사진 렌즈 뒤에 인간이 있다는 사실이 아주 심오하고 놀랍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은 단순히 탐사의 상징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는 과학의 불빛"이라며 이번 임무의 의미를 강조했다.
흑인인 글로버는 해군 조종사 출신으로, 2020년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을 타고 ISS에 도착해 우주정거장 20년 역사에서 첫 흑인 탑승자가 됐다. 이번 임무는 그의 두 번째 우주 비행이다.
한센은 캐나다를 대표해 우주비행에 처음으로 도전하게 됐다. 그는 캐나다 육군 대령이자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캐나다인 최초로 NASA 우주비행사 교관을 지낸 바 있다.
캐나다는 달 궤도에 설치될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Lunar Gateway)에 부착할 로봇팔인 '캐나담(Canadarm) 3'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이번 우주비행사 선발로 미국에 이어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두 번째 나라가 됐다.
와이즈먼은 해군 조종사로 활동하다 2009년 우주비행사가 된 뒤 2014년 6개월간 ISS에서 비행 엔지니어로 근무했으며 2020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우주비행사 실장으로 일하면서 아르테미스 2단계 선발 대상 확대 결정을 끌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남성 후보 중에는 2020년 NASA 우주비행사로 뽑힌 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 씨가 포함돼 관심을 모았지만, 최종 선발은 되지 못했다.
선발된 우주비행사 4명은 내년 11월 대형 로켓 '우주발사시스템'(SLS)에 탑재돼 발사되는 우주선 '오리온'을 타고 달 궤도를 돌고 오는 임무를 열흘에 걸쳐 수행한다.
이번 아르테미스 2단계 임무는 전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중 우주비행사들을 태우고 가는 첫 유인 비행으로, 이 임무를 달성해야 2025년께 인류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이 달 남극에 착륙하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