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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100배 높다"…챗GPT, 일자리 잠식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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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오픈AI의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챗GPT의 등장을 기점으로 ‘AI 전성시대’가 열렸다. 생성형 AI의 성능은 기대 이상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척척 그려주고, 광고판에 들어갈 문구도 순식간에 만들어 준다. 컴퓨터 알고리즘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되면서 AI를 채용하는 기업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챗GPT발(發) 업무 혁명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란 찬사와 AI와 인간의 일자리 전쟁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3명 중 1명, 챗GPT 사용 경험
3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챗GPT를 비롯한 생성 AI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는 직장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장점을 이용해 보고서 아이디어를 내거나 엑셀 함수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생성 AI의 활용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생산성 소프트웨어에 생성 AI를 접목하고 있어서다.

‘챗GPT 활용법’을 배우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유튜브에선 챗GPT 관련 강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태현 전 사운들리 대표가 만든 챗GPT 사용자 커뮤니티는 4000명 이상이 참여해 챗GPT 활용법을 공유하고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챗GPT’를 검색하면 이날 기준으로 참여자 1000명이 넘는 채팅방만 7개가 나온다. ‘초보방’부터 마케팅, 유통, 개발 등 직군별 정보를 공유하는 방도 눈에 띈다.

특히 생성 AI의 결과값을 높이기 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다. 프롬프트는 AI에 답을 얻기 위해 입력하는 명령어다. 어떻게 질문하는가에 따라 AI가 내놓는 답이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단순하게 광고 카피를 써달라고 요청했을 때와 사용 목적, 목표 대상 등을 요청했을 때의 결과물이 전혀 다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2~28일 10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35.8%)은 챗GPT를 써봤다고 대답했다. 10명 중 9명은 결과 내용에 대해 보통 이상의 신뢰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구직사이트 글라스도어가 미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응답자 중 43%가 챗GPT 등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AI의 일자리 위협 현실로
사람의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유통업계에선 판촉 행사 소개문 등을 AI가 제작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AI 카피라이터 ‘루이스’를 도입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현대백화점의 광고 카피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그동안 1차 카피를 도출하려면 통상 2주가 걸렸는데 루이스를 활용하면 3시간 안에 일을 마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그룹도 자체 개발한 ‘성향 맞춤 AI 카피라이터’를 지난달부터 쓰고 있다. 기본적인 상품 정보와 고객 성향을 입력하면 최적화된 마케팅 카피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한 유통업계 임원은 “주니어 카피라이터의 할 일이 없어졌다”며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여야 할지 고민해야 기업과 직장인 모두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도 생성 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넥슨은 올 상반기 게임 속 등장인물인 NPC(non-player character)에 AI를 적용해 이용자와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기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래픽과 일러스트 업무도 생성 AI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게임 엔진을 제조하는 유니티의 마크 위튼 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휴먼의 표정을 만드는 데 그동안 6명의 아티스트가 4~5개월 작업했다면 생성 AI는 몇 분 만에 할 수 있다”며 “생산성을 10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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