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두 명 중 한 명은 3개 이상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중채무자가 빌린 돈이 전체 대출의 70% 이상 차지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실 위험의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은행이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56.4%(173만명)는 가계 대출받은 금융기관 수와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다중채무자였다.
이들 다중채무자는 전체 자영업 대출의 70.6%(720조3000억원)를 차지했다.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추산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커졌다. 지난 2021년 8월 이후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는 3%포인트 인상됐다. 대출금리도 3%포인트 오른 것으로 가정하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이자는 연평균 908만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전체 자영업자의 대출(사업자 대출+가계대출)은 10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대출액은 지난해 3분기(1024조2000억원)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뒤 3개월 새 4조원 이상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0.6%)은 전분기(2%)보다 둔화했다. 자영업자가 받은 가계대출은 이 기간 0.3% 감소한 348조1000억원이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