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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지원 더 강화…생산인구 늘릴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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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첫 저출산·고령사회 종합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문제 해결에 턱없이 부족한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선택과 집중으로 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9일 전날 발표된 저출산·고령사회 종합대책과 관련해 “저출산 문제 해결이 급한 시기인데 정책에 절박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책이 아이가 있는 가구에 집중돼 있다”며 “당장 결혼할 사람들과 청년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 평가를 강화해 효과가 있는 정책에 집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이번 정부 들어 새롭게 추진되는 것”이라며 “그간 인구 정책의 효과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중구난방식으로 이뤄진 문제점을 짚은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교육, 불평등, 일자리의 질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중장기 대책이 필요한데 단기적 처방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위기 수준에 걸맞은 더욱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호용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 해 출생아 수가 70만 명대에 이른 마지막 세대인 에코붐세대(1990년대 초·중반생)가 30대에 접어든 지금이 인구 반등의 마지막 기회”라며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 동반 육아휴직 의무화’ 등 강력한 신호를 주는 정책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적절한 규모의 새로운 세대가 생산가능인구로 지속 편입돼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생산가능인구를 늘릴 대책이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결혼과 출산의 경계선에 있는 세대에 저금리 대출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기존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진영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출산 자체는 가정 내 사적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도 한계가 있다”며 “미래세대에 떠넘겨질 복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기금을 만드는 식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용 한국인구학회장은 “육아휴직, 단축근로 확대 등 정부가 내놓은 정책들은 대기업 수준이 아니면 현실화되기 어려워 양극화를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며 “공교육의 보장 범위를 확대하는 등 공공 영역의 대안을 더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권을 초월해 일관된 정책 추진이 가능한 인구정책 거버넌스 구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교수는 “인구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대통령에서부터 톱다운 식으로 지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처 간 조율이 안 되는 구조”라며 “정권이 바뀌더라도 효과적인 인구 정책을 꾸준히 발굴해 실행해 나갈 수 있는 거버넌스를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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