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얼어붙었던 서울 내 일부 재개발 사업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강북 지역 알짜 정비사업지로 꼽히는 북아현뉴타운은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최근 웃돈이 절반 가까이 내려간 데다 권리가액이 낮은 조합원도 이른바 ‘로또분양’(대형 평형 배정) 기대가 생기면서 매수 문의가 늘었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3구역(사진)은 최근 조합 총회를 통해 ‘조합원 분양 기준’을 마련했다. 조합원 권리가액에 따라 가구를 배정하는 기존 재개발 지역과 달리 3구역은 1순위에 적은 권리가액으로도 대형 가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북아현동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3구역은 전용 59㎡를 기본으로 배정받는데 적은 권리가액을 가진 조합원이 대형 가구를 배짱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대형 가구 배정 가능성을 주로 묻는다”고 했다.
실제로 이 구역에서는 최근 웃돈 5억원대 매물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지난주 구역 내 한 다가구 주택은 9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웃돈이 5억5000만원에 달했다. 같은 시기 거래된 빌라 역시 조합원 감정가는 1억5000만원대였는데, 웃돈은 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거래가 끊겼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최근 거래 증가는 지난해까지 10억원이 넘었던 웃돈 거품이 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2·3구역 모두 웃돈이 10억원을 넘었다”며 “최근 절반 수준으로 웃돈 거품이 꺼지니 매수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매물 4건이 거래된 인근 2구역에선 웃돈이 6억원대를 넘지 않았다. 지난달 2구역 내 경남아파트 전용 114㎡는 11억3200만원에 거래됐다. 웃돈은 6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비슷한 크기 아파트 웃돈(1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다만 이미 가구 가배정이 이뤄진 2구역에서 다시 웃돈 시세가 오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중대형 가구를 우선 배정받자 매도자들이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뉴타운 등 주변 재개발 지역 매물이 늘어난 점 역시 시세 하락에 한몫했다. 지난해 23억원을 넘었던 한남3구역 전용 59㎡ 조합원 입주권은 최근 16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상급지 시세가 하락하며 주변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더라도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도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2구역은 시공비 인상 안건을 총회에 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3.3㎡당 490만원 수준이던 시공비가 올해 610만원으로 올랐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