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한국에 돌아와 5·18 유족 등을 향한 '광주 사죄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5·18 기념단체가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전 씨는 전날 오후 8시께 5·18 기념재단 인스타그램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 씨는 메시지에서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드리고 반성하고 회개하고 싶다"면서 "피해자분들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 도와주실 수 있으면 정말 감사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전 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 집에서는 5·18은 폭동이었고, 우리 가족이 피해자라는 교육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5·18 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에 온다면 도움을 드릴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단체들은 구체적인 방문 연락이 올 경우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부상자회와 공로자회도 공지사항을 통해 "전 씨가 방문하면 따뜻하게 맞아줄 것"이라며 "협의가 된다면 5·18 민주묘지 참배, 추모승화공간 방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 씨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뉴욕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예매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올려 "도착한 이후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기념 문화센터에 들러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과 이 사건으로 정신적 피해를 본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사과 방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전 씨는 또 다른 게시물에선 "저의 무지와 부족함으로 저를 믿고 지지해주시던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분들, 피해자분들을 포함한 많은 분께 상처를 드리고, 기분 나쁘게 해 죄송하다"면서 "저와 제 가족이 잘못한 만큼 광주에 갔을 때 시민분들이 한 맺히신 만큼 제가 제 죄를 사할 방법이 있다면 말해 달라. 원하는 대로 벌을 받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