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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되네?…'백화점답지 않은 백화점' 대구서 또 잭팟 [박종관의 유통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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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답지 않은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프로젝트’가 서울 여의도에 이어 대구에서도 먹혀들고 있다. 문화·예술 콘텐츠를 무기로 내세운 더현대대구는 백화점에 등을 돌렸던 대구 지역 2030 소비자를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아트 경영’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백화점업계의 고정관념을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장 빼고 미술 작품 채워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문을 연 더현대대구는 지난 25일로 개점 100일을 맞았다. 더현대대구는 현대백화점이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서울을 성공시킨 뒤 처음으로 ‘더현대’라는 이름을 붙여 리뉴얼한 점포다.

더현대대구의 전신인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2011년 계산동에 문을 열었다. 출점 초기 지역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지역 대표 백화점으로 자리 잡았지만,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동대구역에 대규모 점포를 내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르메스와 샤넬이 차례로 매장을 빼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현대백화점은 내리막길을 걷는 대구점을 되살리기 위해 ‘더현대 지방 상륙 작전’의 첫 공략지를 대구로 점찍었다. 기존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형식으로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리뉴얼을 준비했다. 키워드는 문화와 예술이었다.


우선 백화점 1층 정중앙엔 매장을 빼고 프랑스 설치 예술가 시릴 란셀린의 미술 작품을 설치했다. 연간 수십억 원의 매출을 포기하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9층은 스페인의 세계적 아티스트 하이메 아욘과 협업해 미술관처럼 꾸몄다. 층 전체를 문화예술공간으로 꾸민 건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처음이다.

백화점을 미술관을 방불케 하는 공간으로 전환한 건 정 회장의 아이디어다. 정 회장은 최근 사내 임원회의에서 “백화점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와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성장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도전을 주저하지 말고,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을 위한 노력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2030 발길 사로잡아
백화점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하자 ‘인증샷’ 문화에 익숙한 2030 소비자들이 이 백화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16일 리뉴얼 개점 이후 100일간 더현대대구 지하 1~2층을 찾은 2030 소비자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2% 급증했다. 구매 고객 중 2030 소비자의 비중은 43.2%에 달했다. 보통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 중 2030세대의 비중은 20%대에 불과하다.

기존 백화점에서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브랜드들도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유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현대대구는 독일 3대 커피 브랜드로 꼽히는 ‘더반커피’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호텔더일마’ 등을 백화점업계 최초로 유치했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여성패션 브랜드 ‘마뗑킴’은 첫 오프라인 매장을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닌 더현대대구에 냈다. 최원형 더현대대구 점장은 “더현대대구가 과거 대구점의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면서 백화점을 찾지 않던 새로운 소비자들까지 점포를 찾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른 백화점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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