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2일 오전 10시5분
6조원대 규모의 고용보험기금 외부위탁운용관리자(OCIO) 쟁탈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4년간 OCIO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이 1차 정량평가에서 탈락한 가운데 NH투자, KB, 미래에셋, 신한투자 등 대형 증권사 간의 4파전으로 치러진다. OCIO는 각종 공공기관 및 연기금으로부터 여유 자금을 위탁받아 굴리는 사업자를 말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최근 평가위원회를 열고 고용보험기금 여유자금 위탁운용 주관운용사를 선정하기 위한 정성평가(기술평가) 대상에 NH투자, KB, 미래에셋, 신한투자 등 네 곳을 선정했다. 재무안정성, 운용성과, 인적자원 등에 대한 정량평가를 한 결과다. 한국투자, 하나증권은 정량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고용부는 다음달 7일 정성평가 후 이들 네 곳 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계약을 맺는다. 오는 7월부터는 기금 운용을 맡긴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해마다 적립하는 기금이다. 작년 말 기준 적립금은 6조4130억원이다. 1기(2015~2019년)와 2기(2019~2023년) 주관운용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4년마다 돌아오는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 주관운용사 선정은 올해 OCI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고용보험기금 주관운용사 추정 보수율이 0.0615%에 불과하지만 증권사들은 이번 OCIO 선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OCIO 시장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서다. 고용보험기금 주관운용사는 자본시장법상 투자매매업자와 투자중개업자 중 금융위원회에 투자일임업을 등록한 기관만 지원할 수 있어 사실상 증권사들이 경쟁한다.
고용보험기금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산재보험기금 주관운용사 선정에는 삼성자산운용이 단독 입찰했다. 산재기금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6일 선정될 예정이다. 산재기금 규모는 지난해 말 21조5105억원에 달했다. 대형사가 아니면 참여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주관사를 맡기보다 하위 운용사로 들어가 안전하게 수익을 내겠다는 계산이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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