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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조원대 석유대금 사라졌다…발칵 뒤집어진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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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에서 수조원대 석유 판매금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불거졌다.

21일(현지 시각) AP·로이터통신과 베네수엘라 매체 엘우니베르살과 울티마노티시아 보도를 종합하면 국영 석유회사(PDVSA) 비리 의혹이 불거져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최측근인 타레크 엘 아이사미 석유장관이 사임했다.

베네수엘라 경찰청 반부패 범죄수사대는 시장 1명, 판사 2명, 고위 공무원 3명을 최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판매금은 암호화폐를 이용해 세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 대상에는 암호화폐 규제기관 관계자도 포함됐다.

다만 이들 모두가 PDVSA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부패 혐의 사건으로 공직자들이 경찰에 붙잡히는 건 극히 이례적이지만, PDVSA에서 최소 20명이 최근 며칠 동안 체포됐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석유장관직에서 물러난 아이사미 전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PDVSA에 초점을 맞춘 반부패 수사에서 진실 규명과 정의 수호라는 원칙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자신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비리 의혹에 거리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내무부장관, 산업부장관, 아라구아 주지사 등을 역임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아이사미 전 장관 사임을 수락하며 정부의 '부패 척결'에 대해 "쓰리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석유 대금 비리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한 것으로 알려진 엘리히오 로하스 기자는 우니온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 석유가 미국 제재로 인해 암호화폐로 거래됐는데, 이 금액이 사라진 것이라는 게 경찰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봉쇄를 우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베네수엘라 정부가 암호화폐로 징수한 석유 판매 대금이 돈세탁 과정을 거쳐 증발했다는 것.

베네수엘라 석유 판매에 정통한 컨설턴트도 같은 주장을 했다. 다만 어떤 암호화폐를 사용했고 어느 국가와 거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네수엘라 군 당국도 이날 PDVSA 부패 혐의에 연루된 혐의로 일부 고위급 군 관계자에 대한 수사 개시를 발표하는 등 사태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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