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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도 땅값도 오르는데…아파트값이 떨어질까요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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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독주택의 건축비가 전체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섰습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가 최근 건설비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평균 주택판매가격의 60.8%가 건축비용으로 구성됐다고 합니다. 나머지 구성 요소 중에는 토지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겁니다.

2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은 6.0%로 1월의 6.4%에서 조금 하락했습니다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 중입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주택가격입니다.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주택비용은 현재 인플레이션의 70% 이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은 주택의 건축비용이 좌우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전체 주택판매가격에서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보다 더 높습니다. 이는 미국은 대부분의 주택유형이 단독인데 반해, 한국은 아파트이기 때문입니다. 단독주택은 땅이 넓기 때문에 건축비보다는 토지비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대지지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건축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서울의 경우 땅값이 높기 때문에 토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미국보다는 한국이 공사비의 상승에 더 크게 노출될 수 있습니다.

공사비만이 아닙니다. 주택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땅 값도 오르는 중입니다. 2022년 수도권의 아파트 실 거래 가격은 무려 20%가 넘게 하락했지만 땅값은 3%대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경기도인데 작년(4.31%)에 비해서는 상승률이 줄었지만 3.11% 상승했습니다.

공사비와 땅값이 계속 오른다면 올해에도 분양가는 낮아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실제로 수도권의 2022년 분양가는 2021년과 비교하면 무려 20.1%나 올랐습니다. 서울의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현존하는 대상 부동산을 가격시점에서 재생산하거나 재 취득하는 데 소요되는 적정원가의 총액을 ‘재조달원가’라 이야기합니다. 재조달원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면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일시적으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보다 저렴할 수는 있지만,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기는 어렵습니다. 신규 아파트는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상품이고 기존의 아파트에 비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자재 및 구조 등 품질도 확실히 좋기 때문입니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분양가상한제와 같은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 기존아파트보다 5~10%는 높아야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신규 아파트는 3~4년후 기존 아파트로 바뀌기 때문에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증가율만큼의 가격 상승분과 리스크를 추가적으로 포함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기존 아파트보다 오히려 신규 아파트의 가격이 저렴한 지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와중에 입주매물이 증가하고 있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거래절벽과 같은 비정상적인 주택시장이 정상화된다면 다시 원래의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원가수준 이하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다음해에는 아파트를 지을 건설회사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가 이하의 비용으로 아파트를 지을 건설회사는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땅값과 공사비 즉 원가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아파트 가격의 하락은 일시적이며 지속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분들은 여기에서 긍정적인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수도권 외곽에 원가 이하로 떨어진 입주하는 아파트의 경우입니다. 지금부터 짓고 3~4년 이후에나 입주할 아파트의 경우 입주할 때의 매매가격은 현재의 가격보다는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분들은 많은 입주물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아파트들은 대부분 3~4년 전에 분양을 했으며 분양가 상한제에 적용을 받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낮은 분양가는 안전 마진(margin)의 역할을 하면서 부동산의 가장 큰 자산특성인 하방경직성 (下方硬直性)을 보장해줄 수 있을 겁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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