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주4.5일제를 실시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지난 대선 당시 공약했으나 선거 패배 이후 폐기됐던 정책을 다시금 꺼내든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주 69시간 근로제' 도입을 시도하면서 파생한 정치적 논란과 대립각을 세운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 69시간제는 폐지하는 것이 맞아 보이고, 주 52시간제를 기준으로 하되 장기적으로는 주 4.5일제로 나아가는 것이 노동의 미래”라며 “주 4.5일제를 추진하는 기업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서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도 4.5일제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다음주 중 발의할 예정”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은 주4.5일제를 강제하기보다는 장려하는 내용이다. 김 의장은 "4.5일제를 당장 의무적으로 하기는 어렵고, 토론회 등에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입법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다음주 중 이재명 대표가 참석하는 주 4.5일제 관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민주당에서는 강훈식 의원이 지난해 주 4.5일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은 주40시간 근로제를 주36시간 근로제로 단축해 모든 기업에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4.5일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가 내세운 주요 공약이었다. 민주당은 노동자 건강권 및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제시하고, 선도적으로 주 4일 또는 주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4.5일제를 의무화시키는 방안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당 차원에서는 기업들의 사정 등을 고려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기업들에게 정부가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