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국내 은행권 최초로 정보기술(IT) 인력을 대상으로 별도의 성과 보상 체계를 적용하는 ‘디지털·ICT 전문직군제’를 도입했다.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신한은행 안팎에서 우수한 IT 인재를 공격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취지에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런 내용의 디지털·ICT 전문직군제를 마련하고 최근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제도 운용은 올해 초 신설된 ‘디지털HR부’가 담당한다. 디지털혁신부문에 속한 디지털HR부는 디지털·ICT 전문직군제 등 인사 혁신을 통해 유능한 IT 인재를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은행들은 통상 인사부·HR전략부 등이 있는 경영지원그룹에서 IT 인력과 일반 행원의 인사를 함께 관리하는데, 신한은행은 이를 분리하기로 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디지털·ICT 전문직군제를 도입하면서 IT 인력 육성 프로그램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관리자 경력 개발 프로그램’에 ‘전문가 트랙’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기술 자문 등을 전담하는 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를 키워나갈 계획이다. 코어뱅킹과 앱 개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관련 직무를 세분화하고 전문성에 따라 등급을 부여한다. 이에 따라 맞춤별 교육·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디지털·ICT 전문직군에는 파격적인 보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비대면 금융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은 우수 IT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은행 IT 조직은 능력보다 연공 서열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적인 문화 탓에 취업 시장에서 우수 인재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았다. 신한은행 디지털·ICT 전문직군은 기본급 자체는 일반 행원과 동일한 임금 체계를 적용받지만, 역량과 성과에 따라 차별화된 인센티브 및 수당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IT 인력은 1000여 명으로 전체 직원(약 1만2500명)의 약 8% 규모다. 신한은행은 향후 이 비중을 최소 10% 이상으로 높여 고객 일상에 스며드는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로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