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은 크레디트스위스(CS) 리스크가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지만 금융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CS 리스크는 총 자산 중 현금예금 비중이 20%에 달하고 뱅크런이 촉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미국 SVB 사태와는 본질적으로 상이하다"며 "다만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금융주 전반의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시스템 불안 혹은 자금경색 조짐이 나타날 경우 금융당국의 유동성 지원조치가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간밤 CS 주가가 급락하면서 해외 은행주 역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 CS가 최근 2021~2022년 재무제표 상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밝힌데 이어 전일 최대주주인 사우디 국영은행(SNB)이 추가적인 자금지원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며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CS는 2021년 헤지펀드 아케고스 파산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인식한데다 지난해 자금세탁 혐의와 고객정보 유출사고, 과징금 등 일련의 스캔들로 인해 3년 계획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자이익이 정체되는 가운데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손실이 누적되면서 2021년 4분기 이후 매 분기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전 연구원은 "유가증권 운용, 투자은행(IB) 관련 업무에서 손실규모가 확대되고 각종 스캔들 관련 추가비용 인식으로 경영여건이 극심하게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