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주가가 15일(현지시간) 한때 21% 폭락했다.
이날 크레디트스위스는 거래가 중단되기 직전에 한때 1주당 2달러 아래로 21% 가량 떨어졌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사상 최저치다. 극심한 변동성에 거래량이 폭주하면서 거래중단 조치가 수차례 이뤄졌다.
크레디트스위스의 폭락은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불러온 뱅크런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은 미국 지역은행의 줄도산 공포를 일으키고 있는 금리 인상에 의한 채권 가치 급락에 따른 뱅크런 사태로 파산했다. 하지만 크레디트스위스의 위기는 오래된 데다 이번 사태로 은행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 신뢰 저하가 더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지분 9.9%를 매입해 단숨에 최대주주로 등극한 사우디아라비아국영은행(SNB)이 이날 크레디트스위스에 추가 투자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주가 폭락세를 자극했다.
이번 사태와 별개로 크레디트스위스는 재작년부터 각종 금융 스캔들에 휘말렸다. 2021년 파산한 영국 그린실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입으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위기설에 계속 휩싸였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