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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엇갈리는 비대면 초진 환자 비중,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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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과 ‘재진’.

한 글자 차이지만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의 생존을 좌우하는 단어다. “재진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정책 방향이 관철되면 주 고객 대부분이 초진 환자인 스타트업은 설 자리를 잃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이 중요한 초진과 재진 환자 비중을 놓고 정부와 스타트업의 수치 자체가 엇갈리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비대면 진료 환자 81.5%가 재진’이라는 통계를 발표했다. 하지만 관련 업계 점유율 1위인 닥터나우가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9.7%가 초진 환자다.

어느 쪽의 통계가 사실에 가까운 것일까. 집계 과정을 알아보니 금세 해답이 나왔다. 우선 복지부 통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급여를 기준으로 집계했다. 스타트업 플랫폼을 이용하든, 전화로 단순히 약을 처방받든 모두 비대면 진료로 분류해 통계를 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 질환으로 코로나19 기간 비대면으로 약을 처방받은 노인층이 대거 통계에 포함됐다. 이들은 모두 재진으로 집계됐다. 만성 질환의 특성상 한 사람이 여러 차례에 걸쳐 처방받는 사례가 많아 재진 비율은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닥터나우는 앱을 이용한 환자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초진인지 재진인지는 의사가 진료기록부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그 결과 이용자의 상당수는 감기·소화불량 등 경증으로 진료를 받은 젊은 층이었다. 복지부 통계에서 비대면 진료 이용자 중 56.4%가 50대 이상인 것도 이 같은 차이에서 비롯됐다. 닥터나우 플랫폼을 통해 진료받은 환자는 20~30대가 72.2%로 압도적으로 많은 것과 대조된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닥터나우 이사)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어르신들 다니던 병원에 전화해 복용하던 약을 리필받는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며 “초진 비율과 관련된 진단부터 틀리니 엉뚱한 결론을 내놓게 됐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복지부동이다. 한국경제신문이 15일자 기사를 통해 관련 문제를 비판했지만 여전히 “재진 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추진해 나간다는 원칙을 견지하겠다”는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같은 입장이 ‘스타트업과 민간 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 혁신’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와 맞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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