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19.83

  • 14.51
  • 0.57%
코스닥

692.69

  • 4.14
  • 0.59%
1/2

방시혁 “SM엔터 대신 해외 유력 레이블 두 곳 이상 연내 인수”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이 기사는 03월 15일 16:2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대한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 혁신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당초 하이브의 로드맵으로 돌아가겠다며, 연내 라틴음악 시장의 유력 레이블과 미국의 저명한 프로듀서를 다수 보유한 레이블 두 곳의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방 의장은 “SM엔터의 주가가 생각한 적정 가치를 넘어서기 시작하면서 하이브의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인수 포기는 어느 순간에도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는 ‘하이브스러운’ 결정이었다”고 자평했다. 경영권 인수는 하지 못했지만 플랫폼 영역에서 카카오와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결과에 만족한다는 소감도 밝혔다.

방 의장은 당초 하이브의 로드맵대로 '글로벌' '혁신기업'으로 다시 방점을 찍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방 의장에 따르면 SM엔터 인수를 검토한 2019년 이후 줄곧 내부 반발이 있었다. '글로벌 성장동력 일환으로 K-POP의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찬성 시각도 많았지만 'SM엔터를 인수할 돈으로 글로벌에서 미래 혁신에 쓰는 게 좋지 않겠느냐' '하이브가 단순히 K-POP만 하는 회사는 아니지 않느냐' 등의 반발 여론도 거셌다.

하이브는 내부 임직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로드맵에 따라 국내 대신 해외 유력 레이블 인수에 집중할 계획이다. 방 의장은 "라틴 시장에서 우리와 철학이 맞고 미래 혁신에 관심 있는 톱티어 레이블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동시에 미국에서 핫(Hot)한 프로듀서를 데리고 있는 레이블을 한두 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음악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 있는 회사로 커나가겠다는 게 방 의장이 내놓은 목표다. 하이브는 앞서 미국의 이타카홀딩스와 SB프로젝트, QC홀딩스 등을 인수했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전략은 장르별로 톱 티어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를 연결해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프로듀서, 즉 크리에이터를 데리고 있는 매니지먼트사를 회사 안(이너 컴퍼니·Inner Company)으로 들인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진행한 일문일답 전문
인수전 소회가 궁금하다
당연히 나올 줄 알았지만 첫 질문일 줄은 몰랐다. 하이브의 의장으로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말씀드리겠다. 사실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한 건 여러분들 중에 루머로 들은 분도 있겠지만 2019년부터다. 이미 오퍼를 넣었고, 저희는 조용히 넣었기 때문에 기사화는 별로 되지 않았다. 두 차례 오퍼 넣었고, 여러분들이 루머로 접했듯이 거절당한 것도 맞다. 그리고 사실 계속해서 내부에선 찬반 양론이 있었다. 찬성 의견은 저희가 공개적으로 얘기 드렸듯이 '글로벌 성장동력 일환으로 KPOP의 덩치를 키워야겠다'는 거였고 반대는 '그 돈으로 글로벌에서 미래 혁신에 쓰는 게 좋지 않겠냐', '하이브가 단순히 KPOP만 하는 회사는 아니다'라는 거였다.

그러다 작년 중순이 넘어가면서 좋은 기회가 왔고 다시 인수 논의가 생겼다. 그때는 제가 개인적으로 의장으로서 미래 지향적으로 보고 싶다는 판단에 SM 인수가 반드시 필요한건진 모르겠다 결론 내렸다. SM 인수와 거리가 멀어졌다 생각하고, 2019년 로드맵으로 가려 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발표였다 느끼셨겠지만 저희도 아주 갑작스럽게 이수만 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분 인수 의향을 물으셨다. 그때 내부에서 짧게 토론이 있었지만 저희가 과거에 인수를 반대했던 요인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서 가도 좋겠다고 봤다. 그래서 인수를 결정했다.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인수가 평화적으로 가능할 거라 봤다. 그 뒤에 시장이 과열되고 생각 이상의 치열한 인수전이 진행된 건 저희 예상 밖이었던 게 사실이다.

저희는 처음 말씀드렸듯 오랜 시간 SM을 생각해왔고 명확한 가치가 있었다. 어느 순간 그 가치를 넘어선다고 느껴진 순간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갈 것이냐 끝끝내 인수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게 있었다. 다만 하이브에겐 '하이브스러움'이 있다. 이 인수가 하이브스러운 결정인지 논의했고 어느 순간에도 합리적이고 맞는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왔다. 처음 인수전 들어갈 때의 가치를 넘어가려는 상황에서 시장이 이렇게 과열됐는데 저희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으로 보고 갈 순 없다 결론내렸다.

동시에 인수비용은 외부에선 숫자만 보이지만 인수하는 입장에선 인수에 들어가는 유무형 비용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 기업 통합 과정에서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란 리소스가 들어가고 구성원의 감정 노동도 든다. 이것까지 감내하고 이 선택을 하는 건 옳지 않다 느꼈고 하이브스럽지 않다 느꼈다. 이런 형태의 인수보다는 우리의 원래 로드맵대로 '글로벌로 나가자', '조금더 혁신기업에 투자하자'라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정도가 실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있는 그대로 말씀을 다 드렸다.
시장에선 카카오의 승리, 하이브의 대패란 판단이 있는데.
제가 일단 이 질문 전에 한 가지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지난 주말에 보아 씨가 20주년 콘서트를 했다. 엔터 기업이 KPOP을 이 자리까지 끌고 온 건 맞지만 기업이 무엇을 했든 아티스트가 핵심이란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인수를 전쟁으로 바라보는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얘기를 하는 순간에도 아티스트들은 가슴앓이하면서 본업에 충실했고 팬들도 지원했다. 사실 이 인수가 저희나 카카오 모두 아티스트와 팬들에 더 나은 환경,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을 배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인수 자체는 개인적으로 전쟁이라 생각한 적은 없었다. 매니지먼트 하는 사람으로서 가슴이 아팠다. 미안했고 우리의 본질은 그들의 행복인데 이렇게까지 아티스트들과 팬들이 괴로운 게 맞느냐에 대해 밤잠을 설쳤다. 이 자리를 빌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도리 같다.

돌아가서 질문에 대한 대답 드리자면 저는 인수라는 것을 승패란 관점으로 보는 데에 동의하기는 어렵다. 물론 여론이나 사람들 관점에선 그걸 재미로 볼 수 있다 본다. 인수라는 건 오기나 누구를 이겨야겠단 마음으로 일어나선 안되는 일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이게 우리 기업에 맞는 것인지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지 상장사로서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저희가 들어가서 SM의 지배구조를 해결하는 데 큰 기여했다는 데에 만족하고 있고 저희가 하이브스러운 선택을 했다는 것도 만족한다. 하지만 다들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가 말씀을 드리자면 로드맵이 길었다. 하이브는 IP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가사업들, 플랫폼, 전통 사업, 비디오 게임 등 새 영역을 우리의 미래 축이라 생각하고 있다. 이번 인수에서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축인 플랫폼에 대해서 카카오와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있다. 승패를 기준으로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적절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도 궁금하다.
팀에서 정해준 답변을 반복하는 건 아니고, 제가 워낙 솔직하게 다 말씀드린 거라 추가할 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실무들은 상당히 고생했지만 저는 인수 과정에서 그렇게 감정적으로 소모된 걸 못 느꼈다. 끝나고도 그냥 합의서에 도장 찍은 뒤로부터 현실로 와서 자료 컨펌하고 곡 쓰고 있다. 실무는 배신 느낄 수도 있지만 제 소회가 그랬다.

SM의 문제를 직접 해소할 수 있었다는 데에 기여했다고 본다. 저로서는 회사의 미래 축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 영역에 합의를 끌어냈기 때문에 충분한 가치를 느낀다.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다. 지배구조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자본주의 상법을 지켜야 한다는 게 신념 같은 사람이다. 회사가 성장하는 속도에 맞춰서 걸맞은 지배구조를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다. 하이브가 한국에서 가장 자본주의와 상법을 잘 지키고 있고 투명하게 지배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사외이사 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제 의지조차 부결돼서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각종 위원회도 완벽하게 독립적이다. 근데 이번 인수전으로 딱 한 가지 느낀 게 있다. 이 부분은 당장 해결책을 못 찾겠지만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이 생겼다. 의장이 사내이사인 것조차도 어떤 의미에서는 투명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겠다 싶다. 제가 아무리 객관적으로 한 표 보팅하더라도 밖에서 볼 때는 창업자 이사회 의장이라는 게 오해를 살 수도 있을 듯하다.
카카오와의 합의, 보유지분 매각 계획 등이 궁금하다
제가 정말 이런 자리를 자주 다니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편하게 다 말하는 편인데. 이 부분은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빠른 시간 내에 실질적인 협업을 보여드릴 수 있다 정도다. 양해해달라. 저도 법이란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 얘기는 할 수가 없어서 노코멘트로 할 수밖에 없다.

딜팀을 다 휴가보냈다. 그분들이 다 돌아와야 (보유 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듯하다. 작년 8월부터 이 일을 바라봐왔다. 인수 안하겠다 결정하고 나서 우신 분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분들한테 "내일부터 리셋해. 우리 이제 어떻게 할까" 말할 수 없다. 오늘 내일 다 복귀하실 거고 논의 통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해야할 것이다. 아마도 가장 하이브스러운 선택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리적으로.
이수만 전 총괄의 반응은 어땠나
일단 합의의 중간에 이수만 씨에게 말씀드릴 수 없었던 건 사실이다. 끝나고 소상히 말씀드렸고. 동일하게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말씀드렸다. 이수만 씨가 다만 특별하게 감정을 드러내진 않으셨다.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자면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지?" 정도만 말씀하셨다. 실망하셨더라도 저같이 한참 후배한테 그렇게 말씀하실 것 같진 않다.

약속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여러분이 아는 조항이 전부 무조건적인 이행이 전제는 아닌 걸로 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걸려있는 걸 조심하고 있다. 어느 조항이 어디에 걸려있는지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안다. 말이 나온 김에 말씀드리자면 ESG 관련해서 저희의 결정은 작년 7월 이사회에서 결정됐다. 저희가 앞으로 ESG와 관련 어떤 일을 할 것이라고 이사회 통해 보고를 다 했다. 저희는 별도의 담당 이사님이 있다. 이전에 나무심기를 계획했지만 세계이상기후 때문에 저희가 심으려던 게 안 되면서 미뤄졌다.

이수만 씨는 "내가 하면 얼마나 하겠냐. 좋은 일하고 싶은데 나무심기를 도와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이수만 개인이 아니라 재단이나 좋은 루트를 통해 사업을 가져오면 저희 나무심기 예산을 통해 지원하겠단 것이었다. 기업이 커지면 이런 게 아쉽다. 매번 상세히 설명드리고 싶었지만 안팎에서 어르신들이 "큰 기업이 조용해야지 매번 아니라고 하면서 사회 시끄럽게 해야겠느냐"고 하신 부분이 있어서 의혹제기에 매번 입장을 표명 못했다. ESG 관련해선 약정 형태로 개인에게 이득이 가는 건 전혀 있었던 적이 없다. 이사회가 다 알고 있는 저희 예산을 승인받고 다른 데에 쓰겠다고 한 게 전부다. 그 부분은 좀 억울했다.
하이브의 미래 확장 전략은 무엇인가
지금 우리의 전략은 장르별로 톱 티어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를 연결하고, 그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가자는 것이다. 프로듀서들, 즉 크리에이터(창작자)를 데리고 있는 매니지먼트사를 회사 안(이너 컴퍼니·Inner Company)으로 들인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지금은 라틴 시장에서 톱 티어 레이블들을 (인수를 위해) 보고 있다. 그들 중에 우리와 철학이 맞고 미래 혁신에 관심이 있는 분들, 우리가 가진 인프라에 도움을 요청하는 회사를 인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미국에서 핫(Hot)한 프로듀서를 데리고 있는 레이블을 한두 개 정도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음악 시장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다. 미국에서 굉장히 존재감 있는 회사로 커나갈 계획을 하고 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