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혼조 마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발 은행들 연쇄 파산 충격에 정책 당국이 예금자 지원 정책에 나서면서 시장은 다소 진정세를 찾았지만 불안은 지속됐다. 은행주 대부분이 급락했고, 월가 공포지수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50포인트(0.28%) 하락한 31,819.14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83포인트(0.15%) 떨어진 3,855.76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9.96포인트(0.45%) 오른 11,188.84에 각각 장을 마쳤다.
이날 3대 지수는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붕괴에 이어 또 다른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 은행주가 줄줄이 급락하자 증시 전반이 흔들렸다. 정책 당국과 미 중앙은행(Fed)이 예금을 전액 보호하겠다고 밝혔지만 소용 없었다. '제2 SVB' 가능성이 제기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웨스턴 얼라이언스, 팩웨스트 뱅코프는 이날 각각 62%, 47%, 21% 폭락했다. 이 밖에 코메리카(-27.67%), 자이언스 뱅코프(-25.72%%), 찰스슈압(-11.57%) 등 다른 중형 은행주도 크게 내렸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72포인트(6.94%) 오른 26.52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급락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0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3.43%까지 밀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91%까지 내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금융 불안은 커졌지만 이와 동시에 Fed가 금융 충격을 고려해 3월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급부상했다. 미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전장의 0%에서 41%로 대폭 높여 반영했다. '베이비스텝'(단번에 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58%로 전날과 비슷했다. 반면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80%에 달했지만 0%로 떨어졌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이번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