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진용을 갖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경영진이 상업·한일은행 출신으로 비등하게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쪽으로 쏠렸던 무게중심이 ‘임종룡호’ 우리금융그룹 출범을 앞두고 중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인사를 단행한 우리금융의 경영진 9명(회장 제외)은 한일은행 출신 4명, 상업은행 출신 3명으로 구성됐다. 디지털·IT부문장(옥일진 전무), 브랜드부문장(공석) 등 두 자리는 외부 인사 몫이다. 기존엔 우리금융 경영진 12명 가운데 한일은행 출신이 5명으로 상업은행 출신(2명)보다 3명 많았다. 5명은 외부 출신이었다.
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선 경영진 22명 가운데 상업·한일 출신이 각각 9명, 10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은 평화은행과 외부 출신 2명으로 채워졌다. 종전엔 경영진 19명 중 상업은행 출신 9명, 한일은행 출신 8명, 평화은행 출신 1명, 외부 출신 1명이었다.
우리금융에서 상업·한일 간 파벌 갈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두 은행이 합병해 199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이 출범했지만 인사철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갈등을 줄이기 위해 2008년부터 한일·상업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았고, 임원도 양쪽 출신이 거의 같은 비율이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 맡아 ‘그동안의 균형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주에 한일은행 출신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이번 인선은 오는 24일 취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사진)의 첫 번째 인사다. 파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균형에 각별히 신경 쓴 ‘탕평 인선’이라는 해석이 많다. 우리은행 최고위 경영진인 국내영업부문장(이석태 개인그룹장)과 기업투자금융부문장(강신국 기업그룹장)도 각각 상업·한일 출신으로 양분했다.
동시에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본부장급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기용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게 대표 사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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