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달리는 1t 트럭을 자신의 차로 가로막아 대형 사고를 예방한 의인이 현대자동차 안전기술 연구원으로 밝혀져 화제다. 안전기술 담당자가 연구소에서뿐 아니라 실제 사고 현장에서 고객의 안전을 지켰다는 점에서다.
경기 화성시 비봉 매송고속도로에선 지난 7일 1t 트럭 운전자가 의식을 잃고 중앙분리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등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트럭은 약 1㎞를 이 상태로 주행했다. 해당 도로는 시속 90㎞ 제한속도로 달릴 수 있어 다른 차와 추돌하는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트럭 상태가 이상함을 느낀 김지완 씨(사진)는 119에 신고하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트럭을 세우기 위해 자신의 아반떼로 트럭을 앞질러 막았다. 트럭은 김씨의 아반떼 차량 옆면을 들이받으며 멈췄다. 김씨는 특별한 상해를 입지 않았지만 차량이 많이 파손됐다. 김씨가 차에서 내려 운전석을 보자 운전자는 쓰러져 있었다. 50대 남성인 그는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 과로로 정신을 잃었다.
이 같은 행동을 하게 된 계기를 묻자 김씨는 “언제라도 액셀을 좀 더 밟으면 급발진할 수 있는 상황인 데다 ‘골든타임’을 지켜야겠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안전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터라 더 의미가 컸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의 안전성능시험1팀 소속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차량 충돌 테스트를 진행하며 안전한 차를 개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품질과 안전이라는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나갈 때 고객들도 우리를 믿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기꺼이 함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