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는 “페소화가 올해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당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8.5% 상승해 최근 달러당 18페소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7.1% 하락했고, 브라질 헤알화는 2.4% 오른 데 그쳤다.멕시코와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근 연 6.25%까지 벌어졌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미 중앙은행(Fed)보다 9개월 앞선 2021년 6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14차례 연속 긴축 페달을 밟은 결과 멕시코의 기준금리는 연 4%에서 연 11%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흥 시장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달러를 빌려 금리가 높은 페소화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를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선 멕시코의 추가 금리 인상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점을 찍고 두 달간 하락했던 물가상승률이 12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로드리게스 멕시코 중앙은행 총재가 대표적인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라는 점도 페소화 가치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이유로 꼽힌다.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지리적 이점도 페소화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국가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국이다. 이런 이유로 독일 BMW(8억유로), 미국 테슬라(50억달러)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멕시코 투자를 늘리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