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7일 15.07% 상승한 14만97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날 발표한 공개매수 매입단가 주당 15만원의 턱밑까지 직행했다. 투자자는 하이브의 다음 행보를 기다리고 있다. 하이브가 주당 인수가를 높여 또 한 번의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일반투자자는 카카오 측 공개매수 종료일인 오는 26일까지 매도나 매수를 자제하고 하이브의 동향을 살필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가 ‘응전’을 시사해 주가가 15만원을 뚫으면 공개매수는 실패한다.
15만원 목전까지 치솟은 SM엔터 주가
통상 공개매수가 발표되면 주가는 공개매수 매입 단가를 살짝 밑도는 수준에서 멈춘다. 공개매수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자가 제시한 가격 밑에서 주식을 판다. 기관들은 해당 주식을 사들인 뒤 청약에 참여해 차익을 노린다. 특히 개인들은 청약에 참여할 경우 장내 매도 시에는 내지 않아도 될 22%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적당한 가격에 시장에서 팔고 나가는 사례가 많은 이유다. 15만원에 0.2% 모자란 7일 SM엔터 종가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통상의 경우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이유는 하이브가 이대로 물러나진 않을 것이란 기대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 지분을 39.9%까지 확보하게 된다. 하이브가 확보한 의결권 지분 19.43%(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의결권을 위임한 잔여 지분 3.65% 포함)와 비교해 20%포인트 넘게 차이가 난다. 여기에 더해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카카오에 우호적인 현 경영진이 유임되면 하이브는 4508억원을 들여 15.78%의 지분을 확보해 놓고도 경영에 손을 쓸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을 맞게 된다.
하이브는 공개매수가 끝나는 26일까지 경영권 인수 의지가 식지 않았다는 점을 시장에 내비치며 주가 상승을 유도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 1조원 규모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하이브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일부 기관의 지분을 매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SM엔터 경영진과 카카오 측은 공개매수를 시행한 지 6개월 내에 블록딜로 지분을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며 하이브를 압박하고 있다.
얼라인 “공개매수 응하지 않는다”
SM엔터 지분을 1% 넘게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대해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얼라인은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확보하는 지분율도 하이브 때와 똑같은 40%지만 플랫폼사업자인 카카오는 SM엔터와 직접 경쟁사가 아니어서 이해상충 우려가 낮다”는 논리를 폈다.다만 얼라인 측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고 우호적 주주로 남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얼라인의 투자 전략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