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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中 빠진 실리콘밸리'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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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가 실리콘밸리 기업과의 글로벌 제조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구글에 다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2017년 창업해 세계 최초로 서빙 로봇 개발에 성공한 베어로보틱스 하정우 대표는 지난달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이철우 경북지사와 만나 ‘AI 서비스로봇 제조 글로벌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하 대표는 “미·중 분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중국 선전이나 중관춘의 제조기업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중국 기업의 실리콘밸리 진출 거점 역할을 하던 중국 컨설팅기업이 모두 철수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25%)보다 관세 면에서도 유리한 한국(0%)에 큰 기회”라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서빙 로봇을 개발한 베어로보틱스는 2020년께부터 프로토 타입과 서빙 로봇 양산을 경북 구미의 인탑스에서 하고 있다. 누적 생산 대수는 1만여 대지만 수요 확대로 양산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인탑스에 로봇 부품을 납품하는 기업만 국내 120여 개로, 이 가운데 20곳이 구미 기업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과의 거래가 지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케 하는 사례다. 하 대표는 “한국 외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 윤재호 구미상의회장은 베어로보틱스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기업과의 거래 확대를 위한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대구시는 지난 6일 실리콘밸리의 엘비스와 디지털 브레인 산업육성 협약을 맺었다. 엘비스는 디지털 기반 뇌 질환 진단 및 치료기업이다. 한인 여성 최초로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학 및 생명공학 종신 교수로 임용된 이진형 대표가 2013년 창업했다.

뇌 관련 국제 특허, 의료 데이터, 신기술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또 뇌 회로를 분석해 치매, 뇌전증 등 각종 뇌 질환을 진단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안하는 인공지능 기반 딥러닝 소프트웨어 뉴로매치를 개발했다. 엘비스는 이달 대구지사를 설립하고, 대구시는 물론 한국뇌연구원,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 등과 정부 과제 수주, 국내 기업, 병원과의 협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국내 스타트업의 실리콘밸리 진출을 돕고 있는 김대환 디자인엑셀러레이트 대표는 “미·중 패권전쟁은 한국 기업에는 다시없는 기회지만 그만큼 준비도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투자도 하면서 제조 주문을 따오는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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