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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잘 나갔는데…7거래일 만에 1조 증발한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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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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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이 4개월만에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중공업은 2100원(2.02%) 내린 10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의 주가는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그 사이 시가총액도 10조136억원에서 9조637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전날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장중 10만1400원까지 떨어지며 약 4개월 만에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기존 최저가는 지난해 10월 25일 기록한 10만1500원이었다. 16만원대까지 뛰어올랐던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뚜렷한 하향세다.

    주가가 내리는 7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팔자'세가 돋보였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19억원과 20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518억원을 사들였다

    증권가에선 다른 조선사에 비해 현대중공업의 밸류에이션이 높아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봤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현대중공업은 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되며 다른 업체들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다"며 "최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관련주가 조정받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이 높은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SCI는 전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편입 종목을 선정한다. 지수 편입 시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현대중공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67배로 한국조선해양(0.58배), 삼성중공업(1.02배), 현대미포조선(1.24배)에 비해 높았다.

    컨테이너 운임에 주목한 전문가도 있었다. 해운이 침체해 컨테이너 운임이 낮아지면 컨테이너선의 발주량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에서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31.08로 전 주 대비 15.6포인트 하락했다. SCFI는 지난달 1000선 아래로 2년 8개월 만에 떨어진 이후 4주째 1000선을 밑돌았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선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어느 정도 수주 물량을 채워 둔 상태에서 수익성 높은 컨테이너, 액화천연가스(LNG)선 위주로 선별 수주하고 있다"며 "컨테이너 운임이 크게 하락해 선주들이 발주량을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눈은 중국의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로 향했다. 지난 4일 개막한 양회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진다. 엄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 중심으로 경기를 활성화한다는 정책을 내놓으면 제조업 등이 살아나 조선 업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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