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6일 15: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장 리츠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워 투자자를 유인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삼성FN리츠는 코어(핵심) 오피스 자산에 특화된 리츠를 목표로 성장해가겠습니다.”
김대혁 삼성SRA자산운용 국내투자본부장 겸 리츠본부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당장의 배당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영속형 리츠로서 성장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어야 한다”며 “핵심 업무지구에 있는 대형 오피스 빌딩을 위주로 지속해서 편입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30년까지 '자산 3조' 대형 리츠 목표
삼성FN리츠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앵커 투자자로 참여해 지분 39%를 보유한 스폰서 리츠다. 서울 강남 대치타워와 서울 중구 에스원빌딩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대치타워는 삼성생명이 64.8%를 임차하고 있으며 에스원빌딩은 ㈜에스원이 100% 사용하고 있다.삼성FN리츠는 삼성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오피스 빌딩을 추가로 편입해 자산규모를 키우겠단 성장 로드맵을 세웠다. 편입 대상이 모두 주요 핵심 업무지구에 위치한 오피스라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우선 올해 삼성생명 잠실빌딩을 추가 편입할 예정이다. 이후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삼성생명 서초타워, 삼성화재 판교 사옥, 청담스퀘어, 삼성화재 서초사옥 등 주요 업무지역 내 우량 자산을 순차적으로 편입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삼성FN리츠의 자산규모는 약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 본부장은 “핵심 지역에 위치한 국내 오피스 자산은 다른 부동산 자산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공급 측면에서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스폰서가 보유한 우량 자산뿐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춰 국내외 신규 오피스 자산을 발굴 및 확보해 대형 다물(多物) 리츠로 성장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FN리츠는 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통합 브랜드 ‘삼성금융네트웍스’를 출범한 뒤 처음 선보이는 공모 리츠다. 삼성생명 및 삼성화재가 보유한 부동산과 삼성SRA자산운용이 가진 부동산 운용 역량, 삼성증권의 IPO 역량을 합친 상품이다.
김 본부장은 “삼성금융네트웍스가 출범한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 방안을 고민하다 공모 리츠라는 투자 도구를 활용해 일반인이 쉽게 투자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게 장기적 방향에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시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
삼성FN리츠는 향후 3년간 목표 배당수익률을 5.6%로 제시했다. 다른 상장 리츠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김 본부장은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았던 시기에 핵심 업무지구의 자산을 매입했기 때문에 당장은 수익률이 낮을 수 있지만 금리가 안정화되면 오히려 삼성FN리츠의 경쟁력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비싼 가격에 매입한 부동산은 가격 조정기를 만나면 투자 원금을 회복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이미 조정된 가격에 투자한 부동산은 시장이 회복되면 단기간에 높은 평가익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 편입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만큼 금리가 안정화되면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삼성FN리츠는 지난해 11월 선순위 담보대출로 3491억원을 빌렸다. 만기는 2년으로 조달금리는 CD금리(91일물)에 11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이다.
김 본부장은 “금리가 안정화돼 CD금리가 하락하면 이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 확대 및 수익률 개선을 노릴 수 있다“며 ”삼성FN리츠의 LTV(담보대출비율)는 55% 수준으로 여력이 있는 만큼 향후 레버리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FN리츠는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임대료 조정 계약 조항도 갖췄다. 대치타워의 경우 향후 5년간 매년 3.5%씩 임대료가 높아지는 구조다. 에스원빌딩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과 2% 중에 높은 수준에 맞춰 연간 임대료 및 관리비가 상승한다.
김 본부장은 “대치타워의 경우 강남권 업무지구의 오피스 전체 지분을 모두 확보한 첫 사례이며 에스원빌딩은 남대문 권역의 개발 여력이 높은 빌딩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사 온 것”이라며 “부동산은 장기투자인 만큼 편입 자산이 어떤 지역에 있는가 등 자산의 성격과 지속성,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산 매입 및 운용 과정에서 주주보다 스폰서인 그룹 계열사의 이해관계가 우선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본부장은 “스폰서 리츠로서 계열사 간 특수 거래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잘 알고 있지만, 이번 삼성FN리츠는 그룹 차원에서 성장성을 바라보고 시작한 사업인 만큼 기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매각을 통한 스폰서의 단기 차익보다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지속할 수 있는 이익을 거두는 리츠를 만드는 게 삼성금융네트웍스의 공통 목표”라고 말했다.
삼성FN리츠는 오는 20~21일 기관 수요예측, 27~28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이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