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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인은행 실버게이트, 하루새 주가 58% 폭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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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전문 은행 실버게이트뱅크가 지난해 회계감사 보고서 제출을 돌연 연기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실버게이트뱅크 주가는 지난 2일 하루에만 12.5달러에서 5.72달러로 57.72% 떨어졌다. 고점을 기록한 2021년 11월 1일(204.48달러) 대비로는 97.2% 증발했다.

실버게이트뱅크는 이날 2022회계연도 연례 감사보고서(10-K) 제출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사유서에서 “규제기관과 의회,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회사에 걸린 소송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데 2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버게이트뱅크를 믿지 못한 투자자들은 투매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쌓인 실버게이트뱅크 관련 의혹의 연장선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버게이트뱅크의 고객 중 대표적인 곳이 작년 파산 신청으로 커다란 파장을 몰고온 암호화폐거래소 FTX다. FTX는 회사 자금뿐 아니라 고객 자금도 실버게이트뱅크에 보관했다. FTX가 파산하자 실버게이트뱅크에 보관된 관련 예금이 일제히 인출됐다. 불안을 느낀 예금주들이 앞다퉈 돈을 빼면서 작년 4분기에만 무려 140억달러, 즉 70%에 달하는 예금이 사라졌다. 실버게이트뱅크는 “4분기 발생한 손실이 1월 보고한 수치 이상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버게이트뱅크는 FTX의 사기를 알면서 묵과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미국 의회는 지난달 실버게이트뱅크에 FTX 및 알라메다리서치 관련 계좌와 자료를 요청했다. 미국 법무부도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바이낸스가 바이낸스US 실버게이트 계좌에 접근할 권한을 갖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수백만달러의 자금이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소유의 회사로 몰래 옮겨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렇게 되자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줄줄이 실버게이트뱅크와 관계를 끊고 있다. ‘비트코인 전도사’로 유명한 마이클 세일러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실버게이트뱅크로부터 과거 2억500만달러를 대출받은 적이 있지만 현재 보관 중인 자산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팍소스(BUSD), 서클, 테더, 갤럭시디지털 등 코인 발행 및 운용사들도 실버게이트뱅크로의 송금을 중단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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