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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톡톡] 직업계고에서 꿈꾸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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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MZ’의 용례는 ‘이 친구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스마트폰 세대라 그렇겠지?’다. 여기서 MZ의 M을 담당하는 밀레니얼은 넓게 잡아 1981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20년을 아우른다. 그런데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은 함께 묶기엔 너무 다르다. 일단 1980년대생은 성인이 된 이후에야 스마트폰을 접했다. PC 앞에 앉지 않으면 인터넷 접속이 어려웠으므로 일부 아날로그적 감성이 남아 있다.

1980년대생은 대학의 중요성이 급격히 변하는 시기에 학창 시절을 보냈다. 1991년 40%였던 고등교육기관(대학) 취학률은 1988년생이 대학에 입학하던 2007년 70%를 넘겼다. 동년배라도 대학을 안 가는 사람이 대학을 가는 사람보다 많던 세상에 공교육을 받기 시작했고, 세상도 그런 질서에 맞춰져 있었는데 말이다. 나는 그즈음 실업계고를 졸업했다. 당황스러워하는 사회 분위기가 읽혔다. 2009년 신조어 ‘88만원 세대’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 실업계는 특성화고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때 40~50%까지 치솟았던 취업률이 지난해엔 2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래도 모교 후배들 앞날은 걱정하지 않는다. 스무 살에 전 연령 임금 근로자 중위소득에 해당하는 평균 3000만원의 초봉을 받고 시작하는 친구들이다. 2~3년 성실하게 돈을 모아 각자의 길을 떠난 고등학교 동기들도 지금은 제법 자리를 잡았다.

지난해 어피티는 2001년생 특성화고 졸업생을 필진으로 모셨다. 다양한 상황에서 경제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한동안 그분이 취재한 또래 특성화고·전문대 졸업자 수십 명의 경제생활이 아침마다 구독자들에게 날아갔다. 그 과정에서 인재 발굴 스타트업 대표가 유명 스타트업에 특성화고 졸업생을 합류시킨 경험을 공유해 주기도 했다.

직업계고는 합리적인 진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정은 지역마다, 계열마다 다르며 학교 간 서열화도 심하다. 어떤 학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경험이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이 판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나 입소문이 떠돌 뿐 전체적인 조감도가 없다. 그러다 보니 단순히 ‘봐라, 대학 그거 별것 아니야’라거나 ‘애들 죽으라고 등 떠미는 곳’ 둘 중 하나로 묶인다. 인생을 뒤흔드는 경제적 의사결정에 이토록 단편적 정보뿐이라니 미래에 대한 불완전판매 아닌가.

1980년대생과 1990년대생은 완전히 다른 세대이지만 대학 진학 여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를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00년대생인 Z도 비슷할 것이다. 교정마다 개나리가 피기 시작하는 3월이다. 올해 직업계고에 진학하는 2008년생 Z들이 그 개나리의 꽃말을 불완전판매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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