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5000가구를 돌파하며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국 미분양 아파트 5.5채 중 1채가 대구 아파트일만큼 대구의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봉교역태왕아너스 전용 84.78㎡(5층)가 2억4250만원에 거래됐다.
업계에선 조합원 매물 등 특수한 사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온라인에 공개돼 있는 같은 면적 매물 가격은 4억2900만원(마이너스피 7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른바 '던지는' 매물이 거래된 소문이 퍼지면서 대구 부동산 업계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를 위주로 '마이너스피'로 수천만원은 기본, 1억원이 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는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건이 가장 많은 곳이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5359가구로 전월(6만8148가구)보다 10.6% 증가했다. 대구의 지난달 미분양 물량은 1만3565가구로 수도권 전체 물량보다도 많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 5.5채 중 1채가 대구 아파트인 셈이다.
미분양 물건이 쌓이는건 수요 공급의 원리가 적용되서다. 새 아파트들이 연달아 분양을 하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2018~2022냔 대구 신규 아파트 물량은 8만5443건으로 서울과 부산 물량을 합친 수준이다.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동시다발적으로 재개발에 들어간 영향이다.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 금리인상과 경기위축 등 악재가 겹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일어났고 가격이 폭락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