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숨진 남성이 수돗물로 코를 헹구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돼 방역 당국이 경보를 내렸다.
2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달 20일 아메바 감염으로 사망했다.
보통 아메바는 호수나 강 등지의 따뜻한 담수에서 발견되는데, 이번에는 수돗물을 타고 사람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가 수돗물로 코를 헹구다가 물속에 있던 아메바에 감염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지 지역 방송국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수돗물을 통한 첫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 사례라고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이에 플로리다주 남서쪽 샬럿 카운티 보건당국은 같은 달 23일 주민들에게 경보를 발령하고 코안 쪽 부비강을 세척할 때는 소독된 물이나 증류수를 사용하도록 안내했다.
또 "수돗물을 마시는 것으로는 감염되지 않고 감염된 물이 코로 들어갈 경우 발생한다"면서 "수영이나 샤워 시에도 코로 물을 흡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코를 통해 뇌에 유입되면 원발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일으키며 이로 인한 치사율은 97%에 달한다. 감염 증상으로는 두통, 열, 구토 등이 있다.
미국에서는 1962∼2021년 154명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4명만 생존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나왔다.
당시 질병관리청은 태국서 머물다 귀국한 후 뇌수막염으로 숨진 50대 내국인 남성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