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최대 연 50GWh 규모로 두 회사의 총투자금액은 최대 5조원으로 예상된다. 삼성SDI가 완성차업체와 합작공장을 꾸리는 것은 미국 스텔란티스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서 삼성SDI의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서 GM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조만간 출국해 현지에서 MOU에 서명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연 30~50GWh로 예정된 생산 규모, 투자 방식, 공장 위치 등과 관련 세부 조항을 놓고 막바지 협상 중이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이 공장에서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절반씩 생산해 GM 전기차 공장에 납품할 예정이다. 연 50GWh는 전기차 연 60만 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에 세 개 합작공장을 연 145GWh 규모로 가동 또는 건설 중이다. GM은 네 번째 공장도 LG에너지솔루션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 투자여력에 대한 부담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합작공장(연 23GWh)을 2025년 가동하는 데 이어 GM과도 손을 잡으면서 북미 공급 물량을 확대하게 됐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신규 시설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삼성SDI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27일 삼성SDI의 경기 수원사업장을 방문하면서 기조가 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삼성이 반도체와 바이오에 집중하느라 상대적으로 배터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앞으로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삼성SDI 주가는 전일 대비 2.96% 오른 73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김형규/박한신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