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2일 11:4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의 첫 스폰서 오피스 리츠인 한화리츠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금리인상기에 상장 리츠를 향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지만 스폰서 리츠의 안정성과 높은 배당수익률을 내세워 리츠 흥행 불씨를 되살리겠단 포부다.
○한화 계열사 장기 임차로 수익 안정성 확보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2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리츠 시장은 지난해 침체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으며, 향후 금리가 안정화되면 전체 시장 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것”이라며 “한화리츠는 장기 임차 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 계열사 등 안정적인 임차인이 있는 오피스 자산을 토대로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리츠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보험을 스폰서로 하는 오피스 리츠다. 스폰서 리츠는 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자산을 유동화하는 부동산투자회사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승인받았으며, 올해 2월 초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달 6~7일 기관 수요예측과 13~14일 일반청약을 거쳐 3월 말 상장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을 맡았다.
공모가는 단일가 5000원으로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16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530억원이다.
박 본부장은 “상장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한화그룹의 대표 안전자산에 대한 우선 매수 협상권을 확보했다”며 “이외에 새로운 자산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리츠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서울 노원구 및 경기 안양·부천·구리 등에 위치한 한화생명보험 사옥 4곳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은 서울 주요 도심권역인 YBD(여의도권)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이다. 전체 임대율은 99.9%이며 한화그룹 계열사 임차 비율은 91.7%다.
한화리츠의 최대주주는 한화생명이다. 상장 이후 지분 46%를 보유할 예정이다. 스폰서 리츠는 스폰서의 자산 및 역량 활용, 자본조달 이점, 임대차 안정성 등의 이유로 다른 상장 리츠 대비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리츠는 매년 4월과 10월에 2회씩 반기 배당을 실시해 향후 5개년간 연평균 약 6.85%의 배당률을 목표로 세웠다. 다른 상장 리츠의 시가배당률인 4~5%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출 만기 분산 및 변동금리로 금리 안정화 조치
한화리츠가 자산 편입을 위해 받은 대출의 금리가 5.57% 수준으로 높다는 점은 향후 수익률에 부담으로 꼽힌다. 한화리츠는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만큼 향후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자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출 만기 역시 1년과 2년, 3년으로 분산해 차입금 차환 및 이자 부담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했다.
향후 금리가 안정화되면 수익성이 증가할 수 있는 구조라는게 한화리츠의 설명이다. 금리인상 여파로 가치가 하락한 시기에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매수한 만큼 높은 투자 대비 수익률(Cap Rate)을 기대할 수도 있다.
한화리츠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해 독립적인 이사회도 꾸렸다. 투자자의 의견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 이외의 투자자 측에서 두 명의 이사를 추천하고 중립적인 회계사 출신의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한화리츠는 안정적인 스폰서와 자산을 토대로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 마련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영속성이 있는 공모 리츠인 만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합리적인 운영 및 투자자 권익 강화 정책은 필수”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