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에 나선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흑자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26조원대의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렸다. 그동안 '지속가능한 모델'인지 의구심 어린 시선을 받던 쿠팡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은 지난해 영업 손실이 1억1201만달러(1480억9000만원·환율1322원기준)로 전년(영업손실 1조7097억원) 대비 92% 감소했다고 1일(한국시간) 공시했다. 순손실은 9204만달러(1216억원)로 93% 줄었다.
반면 지난해 매출은 연간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205억8261만달러(27조2102억원)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지난해 조정 EBIT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는 3억8121만달러(5039억원)로 집계됐다. 조정 EBITA는 영업 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 현금흐름을 보는 지표를 말한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는 쿠팡의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340만달러(1102억5000만원)를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53억2677만달러(7조419억원)로 분기 기준 최초 7조원대를 돌파했다. 4분기 순이익은 1억206만달러(약 1349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말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1811만5000명, 1인당 고객 매출은 294달러(40만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특히 쿠팡의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 수는 전년 대비 200만명 늘어나 1000만명을 돌파(1100만명)했다.
쿠팡이츠, 쿠팡페이, 쿠팡플레이, 해외 사업 등 쿠팡의 지난해 신사업 매출은 6억2802만달러(8302억4000만원)로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수년에 걸쳐 지속한 투자와 혁신의 결과"라며 "아직 국내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이며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인 만큼 고객에게 더 다양하고 낮은 가격과 좋은 서비스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