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2일 09:5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글로벌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 우군으로 나서기로 했다. 총 2조3500억원의 인수금융을 단독 주선하면서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SK쉴더스의 인수금융 2조3500억원을 지원해주기로 결정했다. 인수금융 금리는 7% 정도로 알려졌다.
EQT파트너스는 이번 주 SK쉴더스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 63.1% 중 절반 가량인 약 30% 지분을 인수하고 2대주주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보유한 지분 36.87%를 전량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전체 인수금액은 3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인수금융 전액을 단독 주선하기로 했다.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단기 자금 조달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2조원 넘는 금액을 증권사가 단독으로 주선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KB증권이 적극적인 베팅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과거 두 차례에 걸쳐 SK쉴더스 인수금융을 지원했던 경험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2018년 SK텔레콤과 맥쿼리인프라자사운용 컨소시엄이 칼라일로부터 SK쉴더스(당시 ADT캡스)를 사올 때 인수금융을 제공했다. 2020년 SK쉴더스의 인수금융 차환(리파이낸싱) 작업에도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다.
KB증권 경영진이 발 빠르게 의사결정을 한 점도 대규모 인수금융을 맡는 배경이 됐다. 국내 시중은행 등이 인수금융 주선에 적극 나선 가운데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등이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은행들보다 빠르게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하는 등 결단을 내렸다.
김 대표는 KB증권의 IB 역량을 끌어올린 인물로 2017년 현대증권과의 합병 당시 총괄본부장을 맡아 인수금융 부문을 대폭 확대했다. 2019년 대표 취임 이래 인수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인력 및 자금 지원을 단행했다. 2021년 말에는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본부 확대 등 조직 개편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