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백판지 업체들이 다음달부터 공급가격을 올린다. 골판지포장 중소기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업계 점유율 46%로 1위인 한솔제지는 원자재가 상승 등을 이유로 다음달 1일부터 백판지 가격을 평균 10%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거래처에 발송했다. 백판지는 폐지, 펄프로 만든 두꺼운 종이다. 표백 처리 여부·펄프 함량 등 제작 방식에 따라 지종이 나뉜다. 한솔제지는 과일, 채소 등 농산물 포장재로 쓰이는 일반 백판지는 t당 15만원 올리고, 화장품과 제약, 과자류 등에 쓰이는 고급 백판지는 할인율을 10% 축소한다. 제지업체들은 백판지의 공시가격을 정한 뒤 지종별로 평균 30% 깎아주는데 할인율을 낮추면 그만큼 가격 부담이 커진다.
점유율 25%로 2위인 깨끗한나라는 다음달 2일부터 골판지 제조용 SC 마닐라 판지 할인율을 30%에서 20%로 축소한다. 한창제지도 다음달 1일부터 할인율을 20%로 낮춘다. 세하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SC 판지 가격을 t당 13만원 올렸다.
골판지포장업계 등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백판지 제조업체 4개사가 공급자 우위 시장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가격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며 “즉각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판지포장조합 관계자도 “시정되지 않으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조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 등 비용 부담이 심각한 상황에서 제지업체들 또한 적자에 시달릴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격 인상은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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