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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올린 적 없는데"…소주 한병 6000원 논란에 업체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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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주 가격 인상과 관련해 제조사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음식점 소주 가격이 ‘병당 6000원’으로 오르기 전에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주류 업체들이 원가 부담을 이유로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지 적극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발표에 주류업체들은 압박감을 느끼는 분위기다. 상당수 주류업체들은 출고가를 올린다는 발표를 한 적 없거나 심지어 인상을 검토한 적도 없는데 갑작스럽게 조사를 받게 됐다며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7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소주 가격 인상 계획을 검토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올해 출고가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 하이트진로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많은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가격인상 요인이 존재하지만 당분간 소주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2∼3월 약 3년 만에 소주 제품 가격을 8% 정도 올린 바 있다.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값과 병뚜껑 값이 인상되어 출고가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 올해도 빈병 값이 오르는 등 원료비가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2년 연속 가격을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업계 측 시각이다.

맥주업체 오비맥주도 오는 4월 주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제품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인 주세를 리터(L)당 30.5원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맥주에 붙는 세금은 885.7원이 될 전망이다. 올해 주세 상승폭이 큰 만큼 출고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해 시장에서는 가격 인상설이 흘러나왔다.


이번 주류 가격 인상 논란은 앞서 정부가 주세 인상을 발표한 데다 업계 생산비 상승 문제가 더해지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제조사에서 출고가를 인상할 경우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 판매 가격을 더 큰 폭으로 올리기 때문에 자칫 소주 한 병에 6000원씩에 마시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주류 회사들이 “출고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도 정부가 소주값 인상에 제동을 건 것은 식당, 주점 등에선 벌써 소주값이 고공행진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일부 도심에선 이미 소주값 6000원 시대가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일선 식당들은 출고가 인상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에 소주값을 먼저 올리고 있다.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팔리는 소주는 서울 청담, 압구정 등 강남 상권에선 병(360mL)당 7000원, 직장인이 많이 모이는 도심 주요 상권에선 6000원에 속속 진입하는 추세다.

정부는 소주값 인상 저지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소주 가격 6000원은 서민과 직장인들의 심리를 상당히 위축시킨다는 질의에 동감을 표시하면서 “소주 등 국민이 정말 가까이 즐기는 그런 품목(의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보겠다고 (추 부총리가) 밝힌 만큼 재무제표나 공시된 자료를 보면서 시장 분석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류 업계를 관할하는 국세청은 이미 주류 업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 과정에선 소주값 인상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개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 취지는 주류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었지만 업체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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