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가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재건축 대열에 합류했다. 추진위는 2028년까지 59층 새아파트를 준공한다는 목표로 후속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여의도에선 시범, 한양, 공작 등 지은지 40~50년 된 단지들이 재건축을 위해 앞다퉈 속도를 내 달리고 있다.
27일 주택정비업계에 따르면 대교아파트 주민들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근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추진위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활용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대교아파트는 1975년에 준공된 총 총 576가구 규모 단지로, 전용면적 95~160㎡(30~49평) 중대형 가구 위주로 구성돼 있다. 여의도여고와 한양아파트 사이의 3만1699㎡규모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추진위는 재건축 정비계획안 입안을 위해 직접 ‘주민기획안’을 작성한 뒤 서울시에 제출해 자문형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합설립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후가 위해 조합설립에 필요한 동의율 75% 확보를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주민기획안은 대교아파트 부지에 최대 59층 1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짓는 방안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인접한 한양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현재 205%의 용적률을 600%내외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기본 계획안을 바탕으로 국제 현상공모 등을 진행해, 서울시의 디자인 방향성에 부합하는 건물을 지을 방침이다.
대교아파트는 당초 인근의 화랑·장미 아파트 등 소규모 단지와 통합 재건축을 검토했으나 작년 10월부터 단독 재건축으로 방향을 바꿨다. 추진위는 사업에 최대한 속도를 내 올해 안에 조합 설립 및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2028년까지 준공 완료 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중이다. 정희선 추진위 부위원장은 “부동산 시장 흐름이 둔화된 지금이 재건축 사업 최적기라고 판단해 조합설립까지 빠르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신통기획을 통해 조합설립 후 곧바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며 벌써 다수의 건설사가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여의도 노후 단지 주민들은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자 기다렸다는듯이 합심해 재건축 사업추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공작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을 재건축 사업자로 지정받았고, 목화아파트는 조합설립을 마친 데 이어 최근 총회를 열어 감정평가법인 선정에 들어갔다.
다만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거래는 침체돼 있다. 여의도는 지난 2월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으나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