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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빼고 밥은 현미로"…김밥도 '써브웨이'처럼 취향껏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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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입맛에 맞게 식음료를 ‘커스터마이징(개인 맞춤)’으로 주문하는 식당이 늘고 있다. 카페 등 음료 매장에선 이미 커스터마이징이 보편화한 단계이고, 밥과 재료 등을 선택해 주문하는 김밥 매장도 등장했다.

24일 찾은 서울 성수동의 ‘풀리김밥’은 김밥을 총 260가지 조합으로 즐길 수 있어 ‘김밥계의 써브웨이’로 불린다. 소불고기, 소시지, 훈제오리 등 주재료 13가지, 아보카도, 묵은지 등 토핑 5가지, 단무지, 오이 등 채소 6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밥도 백미밥, 현미귀리밥, 흑미밥 세 종류다.

지난해 12월 문을 열어 아직 3개월 차에 불과하지만, 20㎡ 남짓한 아담한 가게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상민 풀리김밥 대표(32)는 “하루에 최대 150줄의 김밥을 생산할 수 있는데, 매일 동난다”며 “오늘도 재료가 금방 떨어져 점심 장사를 일찍 마감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재료를 선택해 나만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의 대표주자는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다. 써브웨이에서는 샌드위치 메뉴 17종에 6가지 빵, 8가지 채소, 3가지 치즈와 엑스트라 토핑 7가지, 소스 14가지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다.

써브웨이는 2014년 국내 100호점을 연 지 8년여 만인 현재 534호점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진출 초기였던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가 다양한 식자재를 조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확장에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제대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샐러드와 포케(하와이안 샐러드), 그릭요거트 등을 판매하는 커스터마이징 가게가 늘어나는 추세다. 샐러드 전문점 ‘샐러디’는 점포 수 300개를 돌파했고, 하와이안 샐러드 전문점 ‘포케올데이’는 창업 3년 만에 90개(오픈 예정 포함)를 넘었다. 기존 샐러드 전문점과 달리 이들 가게에선 베이스, 메인 토핑, 부재료, 소스를 마음대로 골라 넣는다. 커스터마이징 식당은 특히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미코노미(자기 중심 소비)’ 현상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보편화된 영향이다. 써브웨이는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다.

코로나19를 겪으며 건강을 챙기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한 것도 커스터마이징 열풍에 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한 식자재로 메뉴를 구성하려는 소비자 욕구가 커졌다는 얘기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건강을 중시하는 2030세대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성분이 식단에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내용물을 직접 골라 조합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커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해련/양지윤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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