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속아 홍콩에 갔던 20대 한국 청년 3명이 피싱 범죄에 가담할 뻔한 위기를 모면했다.
23일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은 21∼22세 한국 남성 3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간당 9만7000원의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지난 18일 홍콩에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자친구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는 줄 알고 자비로 비행기표를 끊어 홍콩에 도착했고, 공항에 마중 나온 2명의 취업 알선자를 만나 그들이 잡은 숙소로 이동했다.
알선자들은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신들에게 넘기면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를 돌려주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3일째 일을 주지 않았고, 21일 갑자기 "숙소 비용 등 미리 보증금으로 잡아놓은 돈"이라면서 이들 3명의 통장에 총 3500만원을 입금한 뒤 이를 인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챈 청년들은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다. 총영사관은 이들에게 "통장에 입금된 돈을 인출하지 말고, 한국에 도착하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라"고 안내한 후 22일 이들의 귀국을 도왔다.
알고 보니 이들은 수천만 원의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을 홍콩으로 송금받으려는 사기 조직에 속은 것이었다.
총영사관은 "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고수익 미끼 해외 취업 빙자 사기 사건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이번에 속은 남성 3명은 자칫 피싱 범죄의 공범이 될 뻔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공을 빌미로 홍콩이나 마카오 입국 전 한국 내 은행 계좌 정보를 요구하고 일일 이체 한도 금액을 높이라고 요구하는 것은 피싱 범죄조직의 전형적인 수법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기범들은 홍콩으로 유인한 이들에게 숙박 보증금, 환전 등을 빌미로 한국 내 본인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을 출금해달라고 요청한다. 타인에게 본인의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주는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