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천하람 후보가 연일 러브콜을 주고받으면서 '안천(安千) 연대' 실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최근 두 후보 사이에선 덕담을 넘어 연대의 손짓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까지 조심스레 오가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2차 TV토론(MBN 주최)에서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인 천 후보를 향해 "호남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을 하는 의도를 높이 산다"며 치켜세웠다. 이에 천 후보가 토론회장을 떠나며 "덕담 감사하다"고 화답하자, 안 후보는 활짝 웃으며 "이제 한 팀이 됐다"고 말했다.
이튿날 충청 지역 합동연설회에서는 천 후보가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자신의 공개 일정에 함께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전략적인 구애 작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 후보 모두 김 후보와 함께 1·2위가 치르는 결선투표에 올라가 '반(反) 김기현' 지지표를 규합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 두 후보 모두 결선투표를 염두에 두고 상대방 지지세를 흡수하기 위해 러브콜을 발신하다 보니 현시점에서 연대가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인 셈이다.
실제 천 후보는 이날 KBC라디오 '백운기의 시사1번지'에서 "'천안(천하람·안철수)연대' (관측이) 나오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은데, 딱 부러지게 말하면 천-안이든 안-천이든 연대는 없다"면서 "결선투표가 있는 상황에서 연대라는 것은 의미가 없고 선의의 경쟁을 하는 관계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천 후보는 "개별 이슈가 있을 때 전략적 제휴 정도를 띄엄띄엄, 한두 번 상황을 봐서 하는 것이지 어떤 연대를 하겠다는 것은 과한 언론의 해석"이라며 "천안연대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천 후보를 돕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안 후보가 생각하는 현재 선거 상황에서 자기의 위치와 저희가 생각하는 상황, 위치가 다를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포섭에 대한 것으로 보고 있을 거다. 나중에 결선투표 가면 그렇다 보니 이해관계가 복잡하긴 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결선투표가 이뤄질지 아직 미지수이고, 결선투표가 성사되더라도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진출할지 등에 따라 기존 시나리오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안천 연대' 실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이날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9∼20일 국민의힘 지지층 425명을 대상으로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다자대결 구도에서 김기현(44.6%), 안철수(24.9%), 황교안(12.4%), 천하람(11.7%) 후보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에서 안 후보와 천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36.6%다. 둘 중 한 명이 결선투표에 올라 상대의 지지세를 모두 흡수한다면 1위인 김 후보와는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수치이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8%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