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다시 살아난 금리 공포에 크게 내려 앉았다. 22일 국내 증시는 최근 상승세가 컸던 2차전지 및 건설, 석유화학,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전망이다.
■ 코스피 약세 전망
MSCI 한국 지수 ETF는 1.28%, MSCI 신흥 지수 ETF는 1.26%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305.24원으로 이를 반영한 원달러 환율은 8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8~1.2%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그는 "최근 상승세가 컸던 2차전지 및 건설, 석유화학, 철강 등 시클리컬 중심의 차익실현 수요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높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 유입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금리 급등으로 인한 미국 증시 급락 충격에 영향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전일 강세를 보였던 시클리컬 업종에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으며, 동시에 경기 방어주들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업종 및 테마간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금리공포 부활…나스닥 2.5%↓
21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697.10포인트(2.06%) 떨어진 33129.5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81.75포인트(2.00%) 하락한 3997.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4.97포인트(2.50%) 급락한 11492.30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미 중앙은행(Fed)의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국채금리가 올라간 영향이 컸다. 지난주 공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전망치를 넘어 전월 대비로 상승폭을 다시 늘린 데다 미국의 노동시장과 소비자 구매력이 아직도 강력하다는 내용의 경제 지표가 잇따라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스탠스 유지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39% 급등한 3.960%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2년물 금리는 4.7%를 돌파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월마트가 이날 발표한 향후 1년간 주당순이익 예상치는 월가 전망치를 하회했고, 홈디포는 소비 수요 둔화 가능성을 들어 주당순이익 감소를 전망했다. 홈디포는 이날 7.1% 급락했다.
■ 푸틴 "핵군축조약 중단"...바이든 "러, 결코 승리 못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에 대한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또한 미국이 핵실험을 준비 중임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똑같이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의 고스티니 드보르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누구도 세계 전략적 균형을 해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러시아는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조약에 따른 사찰을 허락받지 못했다"며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사찰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이 새 유형의 핵무기를 개발 중이고 일부 미국 인사들이 전면적 핵무기 시험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며 "국방부와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폴란드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있어선 안 된다"며 "나토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분열되지도 지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린 나토의 모든 영토를 수호할 것이며, 러시아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서방은 러시아 파괴를 도모하지 않으며 러시아를 공격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 LG엔솔, 포드와 손잡고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법인 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손 잡고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포드, 튀르키예 최대 기업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설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3사는 튀르키예 앙카라 인근 바슈켄트 지역에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2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향후 45GWh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포드, 코치는 작년 3월 SK온과 합작법인 설립 추진 MOU를 맺었으나 경기 침체 등으로 투자 논의가 지지부진하다가 이달 초 3사의 상호 동의 하에 MOU를 공식 종료했다.
포드, 코치는 튀르키예 내에 합작사 '포드 오토산(Ford-Otosan)'을 설립해 연 45만대 규모로 상용차를 생산 중이며 생산 물량의 상당수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가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상용차에 주로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유럽 1위 상용차 기업 포드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되는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연간 20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이미 확보하고, 단독 및 합작형태로 전세계 6개 국가에 생산라인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385조원에 달한다.
■ 제조업 체감경기 2년 7개월 만에 최악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기가 나빠지면서 제조업 체감 경기가 2년 7개월 만에 최악인 수준까지 얼어붙었다.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제조업 업황 BSI는 3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2020년 7월(59)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세부 업종 가운데 반도체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10포인트)와 기타 기계장비(-10포인트)의 업황이 부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자동차·선박 등 전방산업 업황 둔화로 1차 금속(-5포인트)의 하락 폭도 컸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