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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옵션 거래 비중이 1년 새 2배로 급증하면서 증시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생상품 시장의 충격으로 미국 증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월가에서 커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S&P500지수 옵션 중 ‘0DTE(Zero Days to Expiration)’ 거래 비중은 44%로 집계됐다. 골드만삭스 전망에 따르면 올 1분기 비중은 45%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22.5%)의 2배 수준이다. 0DTE는 만기가 24시간도 남지 않은 옵션 거래를 뜻한다.
0DTE의 인기는 단시간에 적은 투자금으로 고수익을 노리려는 투기 심리와도 맞닿아 있다.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높을수록 옵션에 붙는 프리미엄 가격이 올라간다. 상품의 현물 가격과 거래 행사가격 간 차이가 클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여서다. 이 때문에 단시간에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은 만기 기한이 가까워 옵션 구매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0DTE 옵션에 눈독을 들이기 쉽다.
월가는 0DTE 옵션 거래 자체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0DTE 옵션을 판매하는 측은 옵션 행사로 손실이 날 경우에 대비해 현물 주식을 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투자 위험도를 낮춘다. 옵션 거래량 증가가 주식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주가가 널뛰게 되는 배경이다. 피터 치르 아카데미증권 거시전략 책임자는 단기 옵션 거래 증가세에 대해 “도박이나 경마를 보는 것과 같다”며 “(이 때문에) 주가를 0.5% 움직일 만한 뉴스가 주가를 1.5~2%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 15일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간 수석전략가는 “0DTE의 인기가 ‘볼마겟돈 2.0’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볼마겟돈은 2018년 2월 변동성지수(VIX)가 전월 대비 2배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파생상품 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사건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