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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돈 좀 보내줘"…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1조664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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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새 보이스피싱으로 입은 피해 금액이 1조7000억원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들어 카카오톡으로 '메신저피싱'을 당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2만7126건, 피해 금액은 총 1조6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대출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9998억원(60.1%)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기관 사칭이 3799억원(22.8%), 메신저피싱(지인 사칭)이 2849억원(17.1%) 등이다.

특히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의 경우 피해액이 2020년까지만 해도 373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22년이 돼서는 927억원(64%)으로 급증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의 89%(2만5534건)는 메신저피싱이 악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신저피싱에 활용된 메신저의 종류로는 2만3602건이 이른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었다. 메신저 종류가 신고된 피해 건수 총 2만4808건 중 9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부모들은 최근 아이의 번호로 메신저피싱을 당할 뻔했다며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얼마 전 이 같은 피해를 가까스로 피해가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갓 대학생이 된 아들을 둔 이모 씨(51)는 "부모들은 자식한테서 연락이 오면 당연히 자식인 줄 알지 '이게 우리 아들인가' 의심하진 않는다"며 "엄마들 모임에 가면 '나도 당했다'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한 온라인 맘카페에서 A씨는 "카카오톡이 다른 데서 로그인됐다는 메일이 오더니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카톡이 안 될 것이라는 메시지가 왔다"며 "딸이 찾아보니 (해킹으로 인한) 피싱이 의심된다고 해서 카카오뱅크에 있는 돈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기고 계좌를 해지했다. 카카오톡은 이후 아예 탈퇴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지난 3년간 메신저를 통한 보이스피싱이 급증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국민 보이스피싱 피해 10건 중 9건이 메신저피싱으로 인한 피해였다"며 "금융 당국이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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