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운동선수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가락으로 다리를 누를 때마다 움푹 파이는 모습을 보여준 영상이 화제다. 그는 염증성 질환인 봉와직염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Nypost)에 따르면 최근 영국 올림픽 선수로 활약 중이자 전 미국프로풋볼(NFL) 선수인 남성 로렌스 오코예(31)는 지난해 12월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건강 상태를 영상으로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약 85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는 오코예가 엄지손가락으로 정강이를 한 번씩 누를 때마다 손 모양 그대로 피부가 움푹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6개의 구멍이 생긴 다리 피부는 영상이 끝나는 15초 동안 회복되지 않았다. 피부 탄력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그는 자기 피부가 마치 '플레이도우(어린이 장난감 점토)'로 만든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그가 심장질환이나 간질환, 당뇨병, 암 등에 걸렸을 수도 있다고 추정하며 병원에 당장 가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영상이 게시되고 2주 뒤 오코예는 자신이 봉와직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리 상처에 박테리아가 침입하면서 봉와직염이 발생했다고 한다"며 "몇 주 전 다리를 다치면서 생긴 흉터가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봉와직염은 세균이 피부의 진피와 피하 조직을 침투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뜻한다. 이는 대부분 A군 용혈성 사슬알균(연쇄상 구균), 황색포도상구균 등과 같은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세균이 침투한 부위에는 홍반, 열감, 부종, 압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봉와직염이 발병한 초기에는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식욕 부진, 국소 홍반(붉은 반점) 등과 함께 피부가 붉게 변하고, 눌렀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다. 심한 경우엔 자색반, 물집, 고름 물집이 나타나거나 중심부가 곪아 고름이 터지기도 한다.
이 병은 주로 고령자, 면역 억제 환자, 말초혈관 질환자 등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합병증으로는 피부 괴사, 패혈증, 화농성 관절염, 골수염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염되는 경우로는 무좀이나 발가락 사이 짓무름이 발생할 때, 선행 피부 감염(궤양, 모낭염, 종기, 감염 상처 등)이나, 외상(찰과상, 찢긴 상처 등)이 생겼을 때, 곤충에 물렸을 때 등이 있다.
그렇다면 봉와직염은 어떻게 치료할까. 우선 이 병의 주된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연쇄상 구균에 항생제를 투약하는 등 주사(항생제) 치료가 효과적이다. 열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엔 진통 소염제를 복용하고, 병이 난 부위에 냉찜질해 주는 것도 좋다.
또한 오코예와 같이 다리에 병변이 생기면 다리는 올려두고 있는 것이 좋으며, 무좀이 난 경우에는 항진균제를 병용해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