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일 오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지난 19일 이뤄진 한미 연합비행훈련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SRBM은 전술핵 공격수단인 600㎜ 초대형 방사포라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이에 방사포탄 4발이면 적의 작전비행장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인민군 서부전선장거리포병부대 해당 방사포병 구분대가 오늘 아침 7시 방사포 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면서 "600mm 방사포를 동원해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해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방사포는) 우리 군대의 최신형 다연발 정밀공격 무기체계"라며 "적의 작전 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말 진행된 증정식 행사에서 국방과학원과 핵무기연구소는 방사포탄의 위력에 대해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는 확고한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전술핵 공격수단인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오늘의 사격훈련을 통해 공중우세를 자고자대(自高自大) 하는 미국과 남조선 연합공군 역량에 대한 인민군대의 철저한 억제 준비 태세와 대응 의지가 남김없이 과시됐다"라고도 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도 이날 오전 7시께부터 7시 11분께까지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와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무력 시위의 원인은 한미에 있다며 도발의 책임을 돌렸다. 특히 지난 19일 이뤄진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한 것임을 분명히 시사했다. 중앙통신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들은 2월 19일 전략폭격기 B-1B와 스텔스전투기 F-35 등 10여대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을 또다시 벌려놓았다"면서 "올해에 들어와서만도 벌써 몇차례나 연합공중훈련을 벌려놓고 군사적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19일 북한의 ICBM 도발에 대응해 연합 비행훈련을 펼쳤다. 훈련은 한국 공군 F-35A와 F-15K 전투기, 미 공군 F-16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으로 진입하는 미국 B-1B 전략폭격기를 호위하면서 연합 편대비행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을 겨냥한 조처를 계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 부부장은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조선 반도(한반도) 지역에서의 미군의 전략적 타격 수단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국가 안전에 미치는 우려가 있을 시 상응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에 이어 이틀 만이다. 올해 들어서는 세 번째 도발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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