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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두산밥캣…두산그룹, 1조클럽 잔류 '빨간불'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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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은 2007년 두산밥캣을 5조원에 인수한다. 인수 이듬해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린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는다. 인수에 너무 많은 돈을 쏟아 부은 결과다. 두산이 '승자의 저주'에 빠졌단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두산밥캣은 보란 듯 성장해 두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두산그룹이 3년 만에 영업익 '1조클럽'에 재진입하는 것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판이하다. 두산밥캣 영업이익이 10~20%가량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이 회사 글로벌 사업을 짜는 임원도 돌연 사임했다. 두산이 올해도 1조클럽에 남아있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 글로벌 전략 담당 A전무가 최근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최근까지 두산밥캣 글로벌 사업 전략을 설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두산밥캣은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 그만큼 글로벌 전략을 설계하는 그의 자리의 위상과 역할이 컸다. 그는 두산밥캣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1조716억원)을 올리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만큼 스캇 성철박 두산밥캣 부회장(대표이사)의 신임도 컸다.

하지만 그의 자리가 비면서 두산밥캣의 글로벌 사업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두산밥캣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이 회사는 올해 영업이익으로 작년 대비 16.2% 감소한 8978억원을 전망했다. 두산밥캣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9169억원)보다 191억원 적은 금액이다. 두산밥캣은 올해 영업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데 대해 "인건비와 마케팅비용 등 비용부담이 작년보다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 실적을 좌우할 글로벌 변수가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글로벌 전략 총괄 임원의 공석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실적 전망치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경우 두산그룹 실적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두산그룹 지주회사인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난 1조1283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두산그룹이 올해도 1조클럽에 잔류하려면 두산밥캣의 실적 안정과 두산에너빌리티의 선방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나마 두산에너빌리티 실적 전망은 밝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자회사 두산밥캣 실적 등 제외)로 2167억원을 제시했다. 작년보다 29.5% 늘어난 금액이다. 하지만 이보다 실적이 더 큰 폭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수주 실적이 빠르게 반영되고 소형모듈원자료(SMR) 수주 기대감도 커진 결과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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