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간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 한 우물을 판 영림원소프트랩은 지난해 원하는 장소에서 일과 휴가를 동시에 즐기는 ‘워케이션’을 도입했다. 동해와 청초호가 한눈에 보이는 강원도 속초 체스터톤스에서 직원 2명씩 일주일간 워케이션을 보내고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소기업이지만 복리후생만큼은 여느 대기업 못지않다.
20일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대표는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체스터톤스 3개 호실을 지난해 직원을 위해 샀다”며 “5일간 그곳에서 근무하고 하루는 반나절 휴가를 쓸 수 있게 한다. 신청자를 석 달 전에 받는데 열자마자 순식간에 마감된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근무에 지장이 없도록 객실 인터넷 속도도 별도로 높였다고 했다. 또, 워케이션 떠나는 직원에게는 1인당 식대 보조 격으로 25만원도 지급된다. 권 대표는 “주말에는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갈 수 있도록 했다”며 “만족도 높은 사내 복지 중 하나”라고 했다.
5년, 10년마다 휴가비도 통 크게 지급한다. 권 대표는 “5년 차 때에는 휴가비로 200만원을 주고, 10년 차에는 500만원을 준다”며 “그 정도 지급하면 해외여행을 한 번 마음 놓고 갔다 올 수 있지 않겠나”라고 소개했다.
아침, 점심, 저녁이 다 제공되는 것도 이 회사 장점 중 하나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하루 세끼를 다 회사에서 해결할 수 있는데 혼자 사는 직원에게는 최고의 복지”라며 “특히 샐러드바도 따로 있는데 여직원들이 애용한다”고 밝혔다.

영림원소프트랩은 9호선 증미역 2분 거리에 있는 초역세권 회사다. 건물 꼭대기 층을 쓰고 있는데 별도 테라스를 갖추고 있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테라스로 가면 한강뿐 아니라 약 5㎞ 떨어진 행주산성도 눈에 들어온다.
회사 내 전문 바리스타와 함께 자체 카페를 갖추고 있는데, 커피는 500원, 생과일주스는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권 대표는 특히 사내 수평적 조직문화를 갖추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10여년 전부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님'을 붙인다. 권 대표는 2017~2019년 전 직원을 15~20명씩 나눠 저녁 간담회를 열었다.
권 대표는 “20~60대가 공존하는 회사인데, 개발자는 젊고 컨설턴트는 나이가 들어 그냥 놓아두면 소통이 단절돼 세대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보였다”며 “2019년까지 주 2회씩 총 200회 직원 간담회를 열어 조직문화 바꾸는데 올인했다”고 말했다. 200회 기념으로 직원들이 권 대표 모형까지 제작해 선물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